가담자 잇단 영장 기각에 요구 커져
김병기 “대통령 귀국 뒤 처리” 강조
‘2심부터 도입’ 무게, 위헌 논란 차단
여당이 24일 한동안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추진을 공식화했다. 내년 초 윤석열 전 대통령 구속 기한 만료가 다가오면서 그가 풀려날지 모른다는 지지층의 우려가 증폭되고 있는 것이 배경이다. 위헌 논란을 피하기 위해 1심이 아닌 2심부터 전담재판부를 도입하는 방향에 무게가 실린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란전담재판부는 당연히 설치해야 한다. 이는 국민의 명령”이라며 “여기에 대해 더 이상 설왕설래하길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를 치밀하게 준비해왔다며 “대통령이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면 차질 없이 처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청래 대표도 지난 21일 내란전담재판부 구성과 관련해 “지금은 대통령의 순방 외교가 빛바래지 않도록 당·정·대가 조율 중”이라면서도 “머지않아 입장을 표명할 날이 올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지난 9월 서울중앙지법에 내란·김건희·순직해병 등 3대 특검 사건을 전담하는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법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소위에 계류돼 있다. 대법원이 위헌 우려를 제기한 데다 대법관 증원, 법원행정처 폐지, 재판소원 신설 등 당 차원의 사법개혁 과제가 연이어 나오면서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분위기였다.
법원에 대한 압박용 카드에 머물러 있던 내란전담재판부가 재등장한 것은 최근 지지층을 중심으로 한 설치 요구가 거세지면서다. 윤 전 대통령의 구속 기한(내년 1월18일) 만료 전 내란 우두머리 사건 1심 선고가 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데다,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등 내란 관련자들에 대한 구속영장이 연달아 기각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 당 지도부 소속 한 의원은 “내란전담재판부 논의가 수면 아래로 내려가니 법원에서도 계속 영장 기각이 나온다”고 말했다.
지방선거 출마를 염두에 둔 의원들도 발 빠르게 반응하며 여론 확산에 힘을 보탰다. 경기지사 출마설이 나오는 김용민 의원이 지난 19일 유튜브 방송에서 “지도부가 결단을 하지 않아 답답하다”고 말한 것을 시작으로 이날도 “조희대 사법부로부터 내란 세력을 완전히 단죄할 유일한 방법”(전현희), “확실한 대안이 필요하다”(박주민) 등 서울시장 후보군의 발언이 잇따랐다.
당 지도부는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추진이 대통령실과의 조율을 거친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내지도부 소속 한 의원은 “지도부뿐 아니라 대통령실도 같은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1심에 도입할 경우 재판부 교체에 따른 삼권분립 침해 논란이 제기될 수 있고, 재판 중단에 따른 선고 지연 부담도 있어 실익이 적다는 판단이다. 당 관계자는 “내란전담재판부에 위헌 소지가 있다는 내부 의견도 적지 않다”며 “2심부터 적용하면 위헌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는 게 지도부 판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