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마 거론 속 지방선거기획단 위원장 맡아
여론조사 50%서 30%로 줄이는 안 마련
확정 땐 오세훈·한동훈·유승민 등 불리해져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대장동 범죄수익환수 특별법 제정을 위한 긴급 토론회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는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최근 지지층을 겨냥한 행보를 잇따라 보이고 있다. 나 의원이 당 지방선거총괄기획단 위원장을 맡아 마련한 ‘당원 투표 70% 대 국민 여론조사 30%’ 경선 룰이 내년 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 경선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나 의원은 24일 국회 본관에서 열린 ‘대장동 범죄수익환수 특별법 제정을 위한 긴급토론회’ 개회사를 통해 “나라가 정말 쑥대밭”이라며 “대장동 범죄수익을 국민 품에 돌려주는 것이 저희가 해야 될 일”이라고 말했다. 나 의원은 이날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검찰 징계하겠다’, ‘판·검사 왜곡죄로 처벌하겠다’는 민주당의 모든 악법을 막아내기 위해 우리 수단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하나”라며 “필리버스터를 야당으로서 충분히 사용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지키는 우리의 책무”라고 했다.
나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도 정부·여당을 향해 “계엄팔이·내란몰이, 1년 내내 우려먹었으면 그만 우려먹어라”라고 적었다. 지난 19일 SBS 라디오에서는 “우리 당 후보를 지지한다는 걸(지지하는 사람들을) ‘당신들은 윤 어게인, 부정선거(론자)니까 안 돼’ 이렇게 내칠 필요는 없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나 의원이 강경 지지층의 입맛에 맞춘 메시지를 내놓으며 대여 투쟁의 전면에 나서는 모습으로 풀이된다.
나 의원의 이 같은 행보가 오 시장의 우위로 예상되는 서울시장 경선 구도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나 의원은 지난 21일 ‘당심 50%, 여론조사 50%’ 경선 룰을 ‘당심 70%, 여론조사 30%’로 바꾸는 안을 마련했다. 이 안이 확정될 경우 핵심 지지층의 지지를 받는 인사가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찬성을 언급했던 오세훈 서울시장이 경선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70% 대 30% 룰로 하면 나 의원에게 유리해질 것”이라며 “2021년 경선 때도 여론조사 비율이 높아 오 시장이 이길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나 의원은 ‘당원 투표 20% 대 여론조사 80%’ 룰로 진행된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예비경선 당시 오 시장을 당원 투표에서 앞섰던 것으로 전해졌지만, ‘여론조사 100%’ 룰로 진행된 본경선에서 패했다. 당 일각에선 지방선거총괄기획단 위원장으로서 경선 룰에 대한 안을 마련한 나 의원의 출마가 거론되는 게 적절한지에 대한 뒷말도 나온다.
‘70% 대 30%’ 룰이 도입되면 한동훈 전 대표와 경기지사 후보 차출론이 거론된 유승민 전 의원의 지방선거 출마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경기지사, 성남시장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는 김민수 최고위원도 최근 스레드에 “윤 어게인 청년들, 친구들아! 변치 않는 마음들 고맙다”며 강경 보수층을 겨냥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당헌·당규에 ‘당원 투표 50% 대 여론조사 50%’로 규정돼있는 지방선거 경선 룰을 바꾸기 위해선 향후 최고위원회의와 상임전국위·전국위 의결을 거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