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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김성록 서울경찰청 국회경비대 국회의장경호대장은 지난해 12·3 불법계엄 때 우원식 의장을 수행하며 함께 국회 담장을 넘었다.

김 경감은 우 의장이 국회 김장행사, 키르기스스탄 대통령과의 만찬 등을 마친 뒤 오후 9시 서울 용산구 한남동 국회의장 관저에 함께 도착했다.

우 의장이 다음날 지방 일정이 있어 김 경감도 경호동에서 자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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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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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장이 담 넘은 그날, ‘서울의 봄’ 떠올라…죽을 각오로 나흘 경호”

입력 2025.11.25 20:42

수정 2025.11.25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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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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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록 국회의장경호대장이 기억하는 ‘12·3 그날’

12·3 불법계엄 당시 우원식 국회의장이 넘어갔던 국회 출입문(왼쪽 위 사진) 앞에서 지난 19일 김성록 국회경비대 의장경호대장이 당시의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color@kyunghyang.com

12·3 불법계엄 당시 우원식 국회의장이 넘어갔던 국회 출입문(왼쪽 위 사진) 앞에서 지난 19일 김성록 국회경비대 의장경호대장이 당시의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color@kyunghyang.com

체포 명단 몰랐지만 위치 노출 방지
발 디딜 곳 있는 식물원 앞 철문 선택
먼저 넘고 ‘의장 월담’ 장면도 찍어

마음 약해질까봐 가족에 연락 안 해
군인 밀려오면 어떻게 맞설지 생각
해제 결의안 통과에도 2차 계엄 걱정

김성록 서울경찰청 국회경비대 국회의장경호대장(경감)은 지난해 12·3 불법계엄 때 우원식 의장을 수행하며 함께 국회 담장을 넘었다. 우 의장이 담장을 넘는 사진을 찍은 사람도 그였다.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만난 김 경감은 1년 전을 어제처럼 생생하게 기억했다.

지난해 12월3일은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불법계엄을 선포하기 전까지는. 김 경감은 우 의장이 국회 김장행사, 키르기스스탄 대통령과의 만찬 등을 마친 뒤 오후 9시 서울 용산구 한남동 국회의장 관저에 함께 도착했다.

우 의장이 다음날 지방 일정이 있어 김 경감도 경호동에서 자기로 했다. 잠자리에 들기 전 텔레비전을 켰다. 윤 전 대통령의 담화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처음엔 가짜뉴스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인터넷에 ‘계엄 선포 속보’가 쏟아졌다. ‘의장님께서 국회에 들어가시겠구나’ 생각한 김 경감은 옷을 챙겨 입었다.

옷도 제대로 갈아입지 못한 경호대 당직자가 모는 차를 타고 국회로 향했다. 오후 10시38분쯤 관저를 출발해 약 15분 만에 국회3문 앞에 도착했다. 평소였다면 아무 문제 없이 지날 수 있었던 문은 막혀 있었다. 4문도 경찰이 통제하기 시작했다.

김 경감은 ‘의장 탑승 차량이니 문을 열라’고 소리치는 대신 다른 통로를 찾았다. 우 의장이 계엄군의 1순위 체포 명단에 올라 있다는 사실은 알지 못했지만 김 경감은 본능적으로 ‘의장의 위치가 노출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일단 여기서 내리자.” 차가 들어설 문을 찾지 못하자 우 의장이 김 경감에게 말했다. 김 경감은 3문과 4문 사이 어둑한 길가에서 우 의장과 함께 내렸다. 국회 담장은 그리 높지 않았지만 발을 디딜 곳이 마땅치 않았다. 그때 눈에 들어온 게 국회 식물원 앞에 난 철문이었다. 조금 더 낮은 데다 발 디딜 곳도 있었다.

김 경감이 먼저 철문을 넘어 주변을 살폈다. 우 의장이 뒤이어 넘어왔다. 김 경감은 “말로 표현하기 힘든 감정”을 느끼며 휴대전화로 그 모습을 찍었다. 이 사진은 12·3 계엄 사태를 상징하는 장면 중 하나로 역사에 남았다.

두 사람은 국회 본청으로 향했다. 어두운 길을 걷다 막다른 골목에 다다랐다. 발길을 돌리려던 순간 식물원 옆 어린이집 담장에서 인기척이 들렸다. 황급히 몸을 피하고 보니 어둠 속에서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이 담장을 넘고 있었다.

국회 본청에 도착했지만 의장실로 향하는 복도도 조명이 꺼져 어두웠다. 김 경감은 “매일 수십번 다니는 길인데 알 수 없는 터널을 지나는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국회의장 비서관과 국회 사무처 직원이 하나둘 국회로 모여들었다. 김 경감은 혹시라도 우 의장의 위치가 경찰이나 계엄군 등에게 파악될까 걱정돼 걸려오는 전화도 받지 않았다. 창문을 열어 밖을 보니 헬리콥터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김 경감은 “그때 정말 죽을 각오를 했다”고 말했다. 마음이 약해질까 가족에게 연락하지도 않았다. 국회의장을 찾는 군인이 밀려들어 오면 어떻게 맞설지 생각했다. “<서울의 봄>을 역사적 사건을 다룬 영화로 재미있게 봤었는데, 막상 실제 상황이 되니까 감정이 이입되더라고요.”

다행히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너무 늦지 않게 통과됐다. 김 경감은 ‘2차 계엄’을 걱정하며 우 의장 경호 임무를 이어갔다. 나흘 뒤에야 집으로 퇴근할 수 있었다. 김 경감은 “그날 밤의 임무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경호 대상자를 지키는 것뿐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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