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1인당 유튜브 관련 지출 209만원 → 300만원
12·3 불법계엄 당시 식대 지출, 전직 대통령 후원 등
3사 공동 지난해 국회의원 정치자금 분석
일러스트 | 김상민 기자
국회의원의 지난해 유튜브나 영상 제작 관련 정치자금 지출이 2023년에 비해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지능(AI) 도구 사용료도 처음으로 정치자금 지출 내역에 포함되기 시작한 반면, 전통적 매체인 신문 구독료는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경향신문 데이터저널리즘팀이 뉴스타파, 오마이뉴스와 공동으로 2024년 국회의원 정치자금 지출 내역을 분석해 26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유튜브 및 영상 제작 관련 지출은 의원 1인당 2023년 209만원에서 2024년 300만원으로 43.5%가 늘어났다. 지출 총액은 2023년 2억8540만원에서 2024년 6억4602만원으로 126%가 증가했다. 2024년 상반기는 21·22대 의원이 동시 집계됐고, 총선이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적지 않게 증가한 액수다. (이하 천원 단위는 표시 않았으면 생략)
주된 지출은 정책홍보 영상 제작, 카메라 등 장비 구입, 유튜브 스튜디오 대여, 영상 편집 프로그램 사용료 등이었다.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해 영상 작업 관련 비용으로 1505만원을 지출했는데 의정·정책 홍보 영상 제작 인건비, 공간 대여료 등이 포함돼 있었다. 김남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유튜브 스튜디오 관련 비용으로 1342만원을 썼다.
2023년에는 인공지능 도구 활용 관련 정치자금 지출이 전혀 없었으나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AI 활용에 정치자금을 지출했다고 신고한 국회의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박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6만원을 지출하는 등 15명의 의원실이 모두 273만원을 썼다. 인공지능 대화 서비스인 챗GPT 이용료가 대부분이었고 일부 의원실에서는 유튜브 영상 등을 요약해 주는 서비스인 릴리스AI를 사용하기도 했다.
전통 매체인 신문 구독료 지출은 급감하는 추세를 보였다. 의원 1인당 월 평균 신문 구독료 지출은 2023년 9만5125원에서 지난해 4만5975원으로 51.7%가 급감했다. 구독 부수도 10여 년 전인 2012년 12월 기준으로 189종 1389부였던 것이 지난해 12월 기준으로는 139종 692부로 줄었다.
12·3 불법계엄 이후 식대 지출 최고는?
지난해 12·3 불법계엄과 그 대응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았던 국회의원들은 당시 일거수일투족이 주목을 받았다. 국회의원들이 계엄 상황 파악과 대응 전략 논의를 위해 얼마나 모임을 했는지를 살펴보기 위해 지난해 12월4일부터 31일까지 동료 의원 혹은 외부 관계자들과 식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간담회 식대 내역을 뽑았다. 분석 결과 지출액 기준으로는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344만원으로 가장 많은 비용을 썼다. 나 의원은 ‘의정활동 관련 국회의원 간담회’ 명목으로 12월26일 여의도 ‘소도수사’ 식당에서 50만3000원을 쓰는 등 1회 평균 28만여원을 지출하면서 12차례 식사를 했다.
간담회 횟수로 따지면 김민석(현 국무총리)·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차례로 가장 많았다. 김 총리는 ‘내란 수괴 윤 기자회견 관련 민주당 입장 발표 후 의원간담회’ 등으로 12월13일 여의도 ‘연타발’ 식당에서 33만4000원을 쓰는 등 1회 평균 10만여원을 지출했다. 추 의원은 ‘간담회’ 명목으로 12월9일 여의도 ‘구이구이’ 식당에서 26만6000원을 쓰는 등 1회 평균 13만여원을 사용했다.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은 12월19일 ‘당상광(상황) 관련 대책회의(의원 8)’ 명목으로 68만2000원을 여의도 ‘연타발’ 식당에서 사용해 개별 간담회로는 최고액을 썼다.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은 12월15일과 18일 두 차례에 걸쳐 ‘의정활동 식대-정치 현안 관련 논의’ 명목으로 당시 용산 대통령실 부근에 있었던 서울 이태원동 ‘비스테까’ 식당에서 32만5000원, 58만원을 쓴 것이 눈길을 끌었다. 참석 인원은 각각 6명, 8명으로 신고했다.
전직 대통령 추모, 머리 손질에 힘쓴 의원들
국회의원들은 정치자금을 다양한 후원금 지출에도 사용한다. 그중에서 전직 대통령과 관련해서는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후원이 1904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전해철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500만원을 기부하는 등 김대중기념사업회에 내는 후원금이 대부분이었다. 국민의힘 소속으로는 유일하게 조수진 전 의원이 임기 만료 직전 100만원을 김대중기념사업회에 기부하기도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후원 지출은 모두 1705만원이었는데 전해철·김남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임기 만료 직전 500만원씩을 후원한 것이 컸다. 나머지는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어버이날 및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 현수막 및 근조기 제작’으로 605만원을 쓴 것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2~5만원의 소액 지출이었다.
이승만 전 대통령 후원 지출도 860만원으로 적지 않았다.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이 이승만기념사업회에 300만원을 기부하는 등 국민의힘 소속 의원 7명이 이승만대통령기념재단과 사업회에 후원을 했다.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은 ‘박정희 대통령 사진전 아나운서 섭외’에 40만원을,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은 ‘고 박정희 대통령 추도식 조화바구니’에 10만원을 쓰기도 했다.
정치인 상호 간 후원 내역을 집계해보니, 원희룡 전 국토부장관이 1100만원으로 가장 많은 후원을 받았다. 원 전 장관이 지난해 치러진 당대표 선거에 출마했을 당시 후원받은 금액이다.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이 500만원, 강승규·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이 각각 300만원씩을 원 전 장관에게 후원했다.
머리손질이나 자기계발에 정치자금을 사용한 의원들도 있었다.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은 ‘헤어드라이’ 명목으로 지난해 서울 청담동 미용실 2곳에서 83차례에 걸쳐 모두 217만원을 사용했다. 이주영 개혁신당 의원은 여의도, 서울 신천동 등의 미용실에서 지난해 헤어·메이크업 비용으로 22차례에 걸쳐 401만원을 썼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발성 코치 강습비’에 지난해 12월23일 30만원을 썼다.
2025년의 경우 A4용지로 3만9058장이며, 내역은 14만9384건에 달한다. 이같이 방대한 자료를 분석하기 위해선 공동 취재가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3사가 뜻을 모았다. 미국을 비롯한 해외 유수의 언론사들은 공동 취재·보도를 종종 하는 편이지만 취재 경쟁이 유독 심한 한국에서는 드문 일이다. 언론사적으로도 의미가 있다.
분석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정보공개를 청구해 받은 지난해 정치자금수입지출보고서 스캔 이미지 형태의 자료를 스프레드시트(엑셀 프로그램)에 입력, 디지털 형태로 전환해 진행했다. 전체 내역은 오마이뉴스 ‘국회의원 정치자금’ 특별페이지(https://omn.kr/187rv), 깃허브(https://github.com/OhmyNews/KA-money), 뉴스타파 데이터 포털(https://data.newstapa.org)에 공개될 예정이며 누구나 확인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