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 영역 평균 만족도, 학생 64.2%·교사 76.3%”
교원단체는 “문항부터 ‘긍정’ 비율 높게 설계” 비판
지역간 격차 공개 안 해···특성화고 등 대상서 빠져
최교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올해 9월15일 고교학점제와 관련한 현장의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충남 금산여자고등학교를 방문, 수업을 참관하고 있다. 교육부 제공
교육부가 10명 중 7명 안팎의 교사와 학생이 고교학점제의 교육과정 선택이나 최소 성취수준 보장지도 등에 ‘만족한다’고 응답한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고교학점제 폐지를 주장하는 교원단체들은 교육부의 조사가 “제도의 적절성보다 개인의 책임감을 묻는 방식으로 이뤄졌다”며 비판했다. 이번 조사는 고교학점제의 지역격차는 측정하지 않고 직업계고는 조사대상에 넣지 않는 등 현장과 괴리가 큰 ‘맹탕 조사’라는 지적도 나온다.
교육부는 26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이 실시한 ‘고교학점제 성과 분석 연구’ 결과, 학교 교육과정·과목 선택 지도·최소 성취수준 보장지도 등 3개 영역 평균 만족도가 학생(64.2%)과 교사(76.3%) 모두 60%를 넘었다고 발표했다.
‘우리 학교에는 내가 원하는 선택과목이 충분히 개설돼 있다’고 응답한 학생은 58.3%, ‘나는 우리 학교에 개설된 다양한 선택과목에 만족한다’는 질문에는 학생 58.4%가 긍정 답변을 내놨다.
고교학점제와 함께 도입된 ‘최소 성취수준 보장지도제’(최성보)를 두고 학생의 67.9%가 ‘교사의 예방지도나 보충지도가 과목을 이수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했다. 교사 10명 중 7명(70%)는 ‘최성보가 학생에게 도움이 되었다’고 했다. 최성보는 고교학점제와 함께 도입된 제도로, 현재 고1 학생들은 전체 수업 3분의 2 출석, 학업 성취율 40% 이상을 충족해야 과목 이수로 인정된다.
교육부의 조사 결과 공개에 교원단체들은 “문항부터 고교학점제 ‘긍정’ 비율이 높게 설계됐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교사노조,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이날 논평을 내고 “해당 설문에서는 학교명을 명시하거나 학년, 학번, 이름, 휴대전화번호까지 기입하게 해 의견 표명에 심리적 제약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문항 역시 제도가 아닌 개인과 학교의 노력 수준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구성돼 제도의 적절성을 따져보기 타당하지 않다”고 했다.
평가원이 이날 공개한 ‘고교학점제 성과 분석을 위한 1차 연도 조사 결과’ 보고서를 보면, 교사 차원의 최성보 운영을 물으면서 ‘나는 정해진 기준과 절차에 따라 예방지도 대상 학생을 선정한다’거나 ‘나는 학생들의 최소 성취수준 도달을 위해 예방지도와 보충지도를 충실하게 운영한다’ 등의 질문지를 구성했다. 교원단체들은 “학교명 기입을 하며 이같은 질문을 하는데 ‘충실하게 운영하지 않았다’고 답할 교사는 드물다”고 했다.
교원단체들은 최근 고교학점제 폐지를 주장하며 학생, 교원 대상 설문조사 결과를 연이어 공개하고 있다. 교원단체들이 지난 25일 공개한 전국 고교 교사 4060명 대상 조사 결과를 보면, 교사 10명 중 8명(80.9%)는 ‘학생들이 입시에 유리한 과목으로의 쏠림 현상을 고교학점제로 인해 겪고 있다’고 답했다.
평가원 조사가 학생, 교사의 고교학점제 만족도 측정에만 방점을 두고 지역격차는 살펴보지 않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번 조사는 고1 학생 6885명, 교사 4628명 대상으로 이뤄졌는데 읍면지역(25%)·중소도시(35%)·대도시(40%)에서 적정 비율로 표본을 뽑았다. 하지만 교육부와 평가원은 지역간 만족도 격차를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 조사가 일반고 160개교 학생과 교사만을 대상으로 진행된 점도 한계로 꼽힌다. 특성화고 등은 이미 2022년부터 고교학점제가 시범 도입됐지만 자원 부족 등으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