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불법계엄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19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 우두머리 방조 등 혐의 재판에 증인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제공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사건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팀이 27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도피성 주호주 대사 임명과 관련해 윤석열 전 대통령을 추가 기소했다. 특검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과 심우정 전 검찰총장 등 5명도 불구속 기소했다. 윤 전 대통령은 내란우두머리 혐의 등에 이어 채 상병 순직사건 수사에 외압을 행사하고, 수사 외압 논란이 불거지자 핵심 공범인 이 전 장관을 도피시켜 사건을 은폐한 혐의에 대해서도 법원 판단을 받게 됐다.
특검은 이날 윤 전 대통령을 범인도피, 직권남용,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박 전 장관과 심 전 총장은 범인도피 및 직권남용 혐의로, 조태용·장호진 전 국가안보실장은 범인도피 및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특검은 앞서 수사외압 사건에서 기소유예 처분한 이시원 전 공직기강비서관도 범인도피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윤 전 대통령은 박 전 장관 등 5명과 공모해 2023년 11월 공수처의 수사를 받던 이 전 장관을 도피시킬 목적으로 주호주 대사에 내정하고 외교부에 대사 교체를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이 전 장관은 채 상병 순직사건 수사외압 의혹의 핵심 피의자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로부터 출국금지 조치가 된 상황이었다. 그런데 지난해 3월4일 주호주 대사로 임명되면서 출국금지 조치가 해제돼 호주로 출국했고 범인도피 의혹이 불거졌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이 전 장관 수사가 자신에게 번질까 우려해 대통령실과 외교부, 법무부 장관·차관 등에게 이 전 장관의 해외 도피를 지시했다고 봤다.
조태용·장호진 전 국가안보실장은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이 전 장관을 호주대사로 임명해 해외로 내보내라’는 지시를 받고, 외교부의 인사 담당 공무원들에게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에 따르면 2023년 8월 초 채 상병 순직사건 수사외압 의혹이 불거지고 그해 9월 이 전 장관이 공수처에 고발되자 윤 전 대통령은 조 전 실장에게 이 전 장관의 대사 임명을 언급하며 해외로 내보낼 방안을 찾았다.
윤 전 대통령은 같은 해 11월 채 상병 특검 요구가 거세지자 조 전 실장에게 아예 이 전 장관을 호주대사로 임명하라는 지시를 내렸고, 조 전 실장이 이 지시에 따라 장호진 당시 외교부 차관에게 ‘이종섭을 (2024년) 1월까지 호주대사로 보내는 절차에 착수하라’고 지시했다는 것이 특검의 판단이다.
이 전 비서관은 지난해 1월 이 전 장관에 대한 인사검증 절차를 제대로 진행하지 않고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려 이 전 장관 도피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이 전 비서관의 지시를 받은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이 이 전 장관의 인사검증을 부실하게 한 정황도 발견했다. 이 전 장관은 2023년12월 중순 자기검증질문서에 ‘범죄 혐의와 관련해 수사를 받거나 수사가 진행 중인가’라는 질문에 ‘아니오’라고 답했는데, 법무부는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사실상 문제없다는 취지의 검증보고서를 대통령실에 올렸다.
박 전 장관과 당시 법무부 차관이었던 심 전 총장은 지난해 3월 이 전 장관의 출국금지를 해제하도록 법무부 공무원들에게 지시하고, 출국금지심의위원회 의결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이재유 전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은 특검 수사에 협력해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앞서 범인도피 혐의로 피의자 조사를 받은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과 이원모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 등은 불기소 처분됐다. 정민영 특검보는 “(이들이) 적극적으로 관여한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검은 이날 염보현 군검사(육군 소령)와 김민정 전 국방부검찰단 보통검찰부장(공군 중령)을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직권남용 감금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들은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을 항명 혐의로 수사하며 박 대령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허위로 기재한 혐의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