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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 핑계로 폐강된 이 강좌, 학생 수십명씩 몰려도···서울대는 ‘묵묵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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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서울대학교 학생들이 꾸준히 개설을 요구한 '마르크스경제학' 교과목이 많은 수강 수요에도 여전히 개설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학생·시민들은 "서울대학교는 수요 부족 논리의 어폐를 인정하라"고 말했다.

'서울대 마르크스경제학 개설을 요구하는 학생들' 모임은 지난 22일부터 온라인으로 '정치경제학입문' 강의 수강신청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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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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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 핑계로 폐강된 이 강좌, 학생 수십명씩 몰려도···서울대는 ‘묵묵부답’

입력 2025.11.27 14:18

수정 2025.11.27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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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혜림 기자
  • 기사를 재생 중이에요

마르크스경제학 교수 채용 미루다가

지난해 “수요·공급 고려” 개설 안 해

강사 채용엔 ‘주류경제학’ 요건 걸어

수강 희망자 50여명씩 몰려도 ‘묵살’

재학생 “비판적 감각·언어 잘라내는 것”

서울특별시 관악구에 위치한 서울대학교 정문.  서울대학교 제공

서울특별시 관악구에 위치한 서울대학교 정문. 서울대학교 제공

서울대학교 학생들이 꾸준히 개설을 요구한 ‘마르크스경제학’ 교과목이 많은 수강 수요에도 여전히 개설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학생들은 “비판적 사유를 막는 곳이 과연 대학인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27일 ‘서울대 내 마르크스경제학 개설을 요구하는 학생들’(서마학)은 서울대 행정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마르크스경제학 교과목 개설과 강사 채용을 요구했다. 이들은 비바람이 치는 날씨에도 모여 “교육권과 다양성을 보장하라”고 외쳤다.

27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서울대학교 내 마르크스경제학 개설을 요구하는 학생들’(서마학)이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우혜림 기자

27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서울대학교 내 마르크스경제학 개설을 요구하는 학생들’(서마학)이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우혜림 기자

마르크스경제학은 주류경제학과 대척점에서 자본주의의 한계와 모순을 지적하는 학문으로 서울대 경제학부의 세부 전공분야 중 하나였다. 한국 대표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자인 김수행 교수가 정년퇴임한 2008년 이후 서울대가 후임 교수를 채용하지 않으면서 비정규직 강사들이 수업을 맡아왔다.

지난해 경제학부 교과위원회는 “교과과정 운영과 강의 수요·공급 상황을 고려했다”며 이 분야 교과목들을 개설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다만 “폐강이 아닌 미개설”이라며 “학생 수요에 따라 다시 개설될 수 있다”고 밝혔다.

27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서울대학교 내 마르크스경제학 개설을 요구하는 학생들’(서마학)이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우혜림 기자

27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서울대학교 내 마르크스경제학 개설을 요구하는 학생들’(서마학)이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우혜림 기자

이에 학생·시민들은 연서명을 받고 손팻말 시위를 벌이는 등 강의개설을 요구했다. 지난 5월 서마학은 마르크스경제학 교과목 중 하나인 ‘정치경제학입문’ 온라인 시민 강의 수강신청을 받았다. 강성윤 서울대 경제학부 강사가 맡은 ‘0학점·무료강의’ 형태의 이 강의엔 수강생 3000여명이 몰렸다. 서울대 재학생만 300명이 신청했다.

지난 9월 진행된 ‘2026학년도 1학기 및 2025년도 겨울학기 사전 수요조사’엔 마르크스경제학 교과목인 ‘정치경제학입문’, ‘마르크스경제학’, ‘현대마르크스경제학’ 등 세 과목에 과목별로 각 50여명이 수강을 희망했다. 경제학부 교과위원회는 수요조사를 전달받고도 이번 겨울학기에 이 과목들을 개설하지 않았다. 이처럼 강의 수요가 있음에도 지난 5월 서울대는 앞선 연도와 달리 주류경제학의 특정 분야 전공자가 아니면 강사 신규채용에 지원할 수 없도록 채용 공고를 내놨다. 지난 강사 채용안에 있던 ‘마르크스경제학 분야’는 완전히 사라졌다.

27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서울대학교 내 마르크스경제학 개설을 요구하는 학생들’(서마학)이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우혜림 기자

27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서울대학교 내 마르크스경제학 개설을 요구하는 학생들’(서마학)이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우혜림 기자

유홍림 서울대 총장은 지난 4일 총장과의 대화에서 “사회구조를 비판하는 학문들의 구조조정에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학생의 질문에 “마르크스경제학을 배우는 것보다 그것이 왜 (개설 과목에서) 빠지게 됐는지 논의하는 것이 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대답을 회피했다.

이날 발언에 나선 재학생 이재현씨는 “강의실에서 선생과 학생들을 내쫓아 놓고 ‘알아서 저 바깥에서 토론해 보라’는 것은 대학에 대한 모독이고 학문에 대한 조롱”이라며 “사회에서 경쟁력을 쟁취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 모순을 분석하고 비판하는 학문들 또한 엄연히 존재한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곳이 정말 대학인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회 모순을 분석하고 비판하는 학문을 지운 대학에서 기후위기, 불평등, 주거, 부채, 비정규 노동의 문제를 어떤 언어로 사유할 수 있냐”며 “마르크스경제학의 삭제는 단순히 하나의 교과목을 지우는 일이 아니라 사회 전체를 비판적으로 이해하고자 하는 감각과 언어를 잘라내는 일”이라고 말했다.

27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서울대학교 내 마르크스경제학 개설을 요구하는 학생들’(서마학)이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우혜림 기자

27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서울대학교 내 마르크스경제학 개설을 요구하는 학생들’(서마학)이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우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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