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월8일 셰이크 하시나 전 방글라데시 총리가 총선 승리 후 취재진과 대화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인도 정부가 지난해 대학생 시위를 유혈 진압했다가 반인도적 범죄 혐의로 최근 사형을 선고받은 셰이크 하시나(77) 전 방글라데시 총리를 본국으로 돌려보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도 외교부 란디르 자이스왈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방글라데시 과도정부의 요청에 따라 하시나 전 총리와 관련한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방글라데시의 송환) 요청을 접수했고 검토하고 있다”며 “우리는 방글라데시 국민을 확고하게 지지하고, 이번 문제와 관련해 모든 이해관계자와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글라데시 과도정부는 최근 현재 인도에 머무르고 있는 하시나 전 총리를 즉각 송환할 것을 요청했지만 인도 외교부는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방글라데시 과도정부는 지난해 12월에도 하시나 전 총리의 송환을 요청했지만, 인도는 이에 응답하지 않았다. 인도와 방글라데시는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한 상태다.
앞서 하시나 전 총리는 지난 17일 방글라데시 다카 법원에서 열린 궐석 재판에서 반인도적 범죄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하시나 전 총리의 살해 지시, 유혈 진압 조장, 잔혹행위 방치 등 “3가지 혐의가 유죄로 판명됐다”면서 “반인도적 범죄를 구성하는 모든 요소가 충족됐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우리는 그에게 단 하나의 형량, 즉 사형을 선고하기로 했다”면서 “하시나 전 총리가 자신의 정당 활동가들을 선동했다는 것은 명백하며 그는 시위하는 학생들을 살해하고 제거하라고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2009년 두 번째 총리 임기를 시작한 뒤 15년간 집권한 하시나 전 총리는 지난해 ‘독립유공자 후손 공무원 할당제’에 반대하는 대학생들의 시위를 무력 진압했다. 이 과정에서 대규모의 사상자가 발생하고 시위가 전국으로 확산하자 하시나 전 총리는 지난해 8월 총리직에서 사퇴하고 자신을 지원해온 인도로 도피했다. 유엔인권사무소는 지난 2월 보고서를 통해 3주 동안 벌어진 반정부 시위에 대한 유혈진압으로 인해 최대 1400명이 사망하고 2만5000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현재 인도 델리에 머무르고 있는 하시나 전 총리에 대해 방글라데시 법원은 지난해 체포영장 3건을 발부했으며, 귀국 명령도 내린 바 있다.
하시나 전 총리는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이번 재판은 정치적 동기로 꾸며낸 쇼”라며 “유죄 판결이 미리 정해진 가짜 재판소에서 진행됐고, 사전 통보나 의미 있는 변론 기회조차 대부분 거부당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