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대상 스캠 관여 개인 15명·단체 132개
프린스그룹 및 관련 단체, 후이원그룹 등 대상
지난 10월16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인근 범죄단지인 ‘태자단지’ 내부에 식당이 마련돼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동남아시아 지역 온라인 스캠(사기) 조직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최초로 독자제재를 시행한다.
정부는 27일 한국인 대상 스캠 및 유인·감금 등 범죄 활동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개인 15명과 단체 132개를 독자제재 대상으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천즈 프린스그룹 회장, 프린스그룹과 관련한 개인 및 단체가 제재 대상에 포함됐다. 관련 단체는 캄보디아와 싱가포르, 대만,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홍콩, 팔라우, 케이맨 제도 등에 소재지를 두고 있다. 프린스그룹은 한국인이 연루·감금됐던 캄보디아 내 대규모 스캠 단지인 태자단지와 망고단지 등을 조성·운영했다. 미국과 영국도 지난달 프린스그룹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프린스그룹이 우리 국민 대상 범죄 활동이 자행된 태자단지와 망고단지 조성·운영 배후에 있었다는 사실이 확인돼서 미국 측 정보를 기반으로 해당 범죄조직에 대한 광범위한 제재를 부과키로 한 것”이라고 했다.
이번 한국의 독자제재 대상에는 프린스그룹을 비롯한 초국가 범죄조직의 자금세탁에 관여한 후이원그룹과 그 자회사들도 이름을 올렸다. 후이원그룹은 지난달 미국 재무부가 ‘주요 자금세탁 우려 금융기관’으로 지정한 곳이다.
캄보디아 보하이 지역에서 활동하는 스캠조직의 총책과 한국인 대학생 폭행·사망 사건의 핵심 용의자인 범죄단체 조직원도 한국의 독자제재를 받는다. 정부는 “이번 조치는 동남아 지역의 초국가 범죄조직과 그 조직원 및 조력자들을 겨냥하고 있다”고 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제재 대상 선정 과정에서 우리 측 자체 정보뿐 아니라 미국과 영국의 정보, 공개정보 등 가용한 모든 수단을 총동원했다”라고 했다.
제재 대상으로 지정된 개인과 단체는 국내법에 따라 가상자산을 포함한 국내 자산이 동결되고, 국내 금융거래도 제한된다. 개인의 경우 입국 금지 등의 조치가 부과된다. 정부가 조만간 제재 대상과 내용을 관보에 게재하면 제재가 발효된다.
정부가 초국가 범죄에 대응해 독자제재를 시행하는 건 최초이다. 또 정부의 독자제재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의 단일 제재 조치이다. 정부는 “국내외 심각한 피해를 야기하고 있는 동남아 지역 온라인 조직범죄 등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앞으로도 긴밀한 범부처 협력과 국제 공조를 바탕으로 초국가 범죄에 총력 대응해 나갈 것”이라며 “해외 범죄 조직망을 교란하고 우리나라가 범죄수익의 은닉·세탁처로 이용되지 못하도록 추가적인 제재 대상 식별·지정 등 불법자금 차단 활동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