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27일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 최규식홀에서 열린 ‘경찰의 중립성 확보 및 민주적 통제 강화 학술 세미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경찰청 제공
2022년 7월23일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 전국의 총경들이 모였다. 윤석열 정부의 행정안전부 산하 경찰국 설치에 대해 “경찰의 중립성을 해칠 수 있다”고 반대하고 나선 이들을 놓고 정치권 등에선 ‘경찰 쿠데타’라며 비난했다. 일부는 좌천됐고, 다른 일부는 경찰을 떠났다. 3년여 뒤 같은 장소에 이들이 다시 모였다. 이재명 정부 들어 폐지된 경찰국을 뒤로 하고 “결국 우리가 옳았다”며 3년 전 상황을 재평가했다.
27일 오후 경찰청이 경찰인재개발원 최규식홀에서 연 ‘경찰의 중립성 확보 및 민주적 통제’ 학술세미나는 3년 전 총경회의 때 같은 장소에 모였던 경찰 간부들이 다시 자리를 채우며 시작됐다. 세미나는 경찰국 설립의 문제점과 민주적 통제 방안 논의로 구성됐지만 사실상 총경회의 참석자들의 ‘명예 회복’을 공식화하는 장으로 받아들여졌다. 세미나에선 “경찰의 중립성과 민주성 수호에 대한 경찰 조직 전체의 절박한 인식이자, 국민 안전이라는 경찰의 책임을 다하기 위한 의지의 표출이었다”는 재평가가 이뤄졌다.
23일 사상 첫 ‘전국 경찰서장 회의’가 열린 충남 아산시 경찰인재개발원 최규식홀 회의장 앞에 ‘국민 경찰’이라고 적힌 무궁화 화분들이 놓여있다. 이유진 기자
3년 전 총경회의에 참석했던 전·현직 경찰관들도 대거 참석했다. 총경회의 참석을 계기로 징계를 받고 경찰을 떠나 정치인이 된 류삼영 전 총경과 이은애 경기북부경찰청 여성청소년 과장, 김종관 경찰청 인사과장 등이 대표적이다. 총경회의 참석 당시 퇴직을 2년 앞둔 최고참이었던 유윤상 전 총경은 이날 경찰청으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류 전 총경은 “어제의 용사들이 다시 뭉쳤다”는 ‘예비군가’를 흥얼거리기도 했다. 총경회의 참석자 30여명은 즉석 제안에 따라 세미나 중간에 따로 모여 30여분 동안 환담회를 갖기도 했다. 환담회 동안 세미나는 중단됐고, 경찰청 지휘부도 모두 환담회 종료까지 대기하기도 했다.
세미나가 끝난 뒤 최규식홀 로비에서 총경회의 역사와 자료를 전시하는 제막식도 진행됐다. 당시 행사 사진과 회의록 등을 볼 수 있도록 한 모니터와 참석 총경 55명과 지지자 등 총 364명의 명판으로 제작한 무궁화 모자이크 작품이 있었다.
‘경찰의 민주성·중립성 확보를 위한 역사적 걸음’이란 표제어 밑에 무궁화 모자이크에 이름을 올린 이들 중에는 12·3 불법계엄 당시 국회 봉쇄 논란을 겪은 목현태 서울경찰청 국회경비대장이나 서울경찰청 8기동단장으로 계엄 당일 ‘계엄에 동조하겠다’는 발언을 놓고 김규현 변호사와 소송전을 벌이는 김완기 마포경찰서장의 이름도 보였다.
행사 참석자들은 기념 촬영을 하며 “민주경찰”이라고 환호했다. “우리가 결국 옳았다”는 발언도 나왔다. 참석자들 표정은 3년여 전과 달랐다.
27일 오후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 최규식홀 로비에 ‘총경회의’를 기념하는 전시대가 마련됐다. 총경회의 참석자들과 지지자 364명의 명패로 무궁화 모자이크를 만들었다. 전현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