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여론조사 비용’ 주장한 날
특검서 카드 내역 제시하자 시인
“대납의 직접 증거 아니다” 진술도
오세훈 서울시장의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가 정치브로커 명태균씨의 오 시장 관련 진술을 뒷받침하는 정황을 오 시장의 후원회장에게서 확보했다. 그간 명씨는 오 시장이 2021년 1월22일 전화로 “김한정 후원회장에게 여론조사비 2000만원을 빌리러 간다고 내게 말했다”고 진술해왔는데, 김씨도 특검 조사에서 같은 날 오 시장 선거캠프에 있었다고 인정했다.
27일 취재를 종합하면 김씨는 지난 25일 특검에 출석해 이같이 진술했다. 특검은 지난 8일 명씨와 오 시장을 조사할 때와 마찬가지로 2021년 1월22일 저녁 오 시장 자택과 캠프가 있는 서울 광진구의 한 식당과 카페에서 김씨가 카드로 결제한 기록을 내밀었다고 한다. 김씨는 이 기록을 보고선 오 시장 캠프 관계자 20~30명에게 밥을 샀다고 인정했다.
앞서 명씨는 지난 4월 검찰 조사에서 2021년 1월22일 오 시장이 자신에게 4차례 전화를 걸어 여론조사를 부탁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오 시장이 2021년 보궐선거 당시 전화를 걸어와 ‘선거법 때문에 여론조사 비용을 직접 못 줘 김씨에게 2000만원을 빌리러 가고 있다’고 말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오 시장이 김씨에게 돈을 빌리는 형식으로 여론조사 비용을 대납하게 했다는 것이다.
다만 김씨는 당일 자신이 오 시장 캠프에 있었거나 오 시장을 만났다 하더라도 그 사실이 여론조사비 대납의 직접 증거가 될 수는 없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오 시장은 ‘1월22일이 아내 생일이라 가족과 시간을 보냈을 것 같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오 시장은 김씨를 만나지 않았다는 알리바이를 증명하기 위해 기록을 뒤졌으나 시간이 지나 동선을 특정하지 못했다고 한다. 오 시장 측은 기자와 통화하며 “김씨가 캠프 관계자들과 만났을 순 있다” “오 시장과 밥을 먹었다고 특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명씨가 그날 일정을 너무 과장해서 진술하고 있다”며 “명씨 진술이 허황하다는 증거들을 찾아 의견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