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80주년 경향신문

그 글에 ‘좋아요’를 눌렀다



완독

경향신문

공유하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X

  • 이메일

보기 설정

글자 크기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컬러 모드

  • 라이트

  • 다크

  • 베이지

  • 그린

컬러 모드

  • 라이트

  • 다크

  • 베이지

  • 그린

본문 요약

인공지능 기술로 자동 요약된 내용입니다. 전체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본문과 함께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내 뉴스플리에 저장

그 글에 ‘좋아요’를 눌렀다

입력 2025.11.27 21:50

수정 2025.11.27 22:55

펼치기/접기

27일 새벽 누리호가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이날 네이버는 메인화면을 우주로 바꾸고 누리호 발사를 생중계했다. 실시간 속보를 전한 관련 기사에는 성공을 축하하는 댓글이 가득했다. 오늘 아침 SNS에 올라온 한 동영상에선 불기둥이 고흥 앞바다를 환하게 밝히며 하늘로 날아오르다 점이 되는 장면이 선명했다.

한 달 전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서울 강남의 한 치킨집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치맥’을 나눴다. 패권 전쟁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경주에서 정상회담을 했다. 신문 지면에는 인공지능(AI), 소형모듈원자로(SMR), 양자컴퓨터, 웹3 관련 보도가 쏟아진다. 비로소 정신없이 굴러가는 현안에 낀 기분이다. 이게 정상이다.

1년 전 불법 비상계엄 이후 대한민국은 홀로 딴 세상에 살았다. 트럼프 행정부가 글로벌 무역질서를 마구 흔들고, 빅테크는 새로운 버전의 생성형 AI를 쏟아내는데 우리는 외딴섬에서 계엄 망령과 싸워야 했다. 미·중의 대외정책이 어떻게 변하는지, 첨단기술의 흐름은 어떻게 변하는지 분석하고 연구해야 할 시간에 먼지 낀 헌법책을 꺼내 민주주의를 다시 공부해야 했다. 계엄 심판이 하염없이 미뤄지는 것도 두렵고 답답했지만, 이렇게 허비해야 하는 시간이 더 아깝고 참담했다.

기업들은 멈춰 섰다. 지난 4월 만난 한 대기업 관계자는 “방산, 조선, 반도체, 2차전지 등 미국이 관심 있는 사안들은 모두 국가 수준의 논의가 먼저 이뤄져야 하는 것들”이라며 “민관이 함께 작전을 짜고 대응해도 될까 말까 한데, 지금은 결정을 할 사람이 없으니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토로했다.

한·미 협상 결과 자동차 관세가 15%로 낮춰지기로 한 지난달 31일 정의선 회장이 이재명 대통령에게 “정부가 너무 잘해줘서 제가 큰 빚을 졌다”고 인사를 한 것은 그냥 듣기 좋으라고 한 빈말이 아니었다. 기업들은 그만큼 절박했다.

이젠 새로운 질문이 제기된다. 엔비디아로부터 받기로 한 26만장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어디에 어떻게 쓸 것인지, 이를 운영할 전기는 충분한지 물음이 있다. 원·달러 환율은 1470원을 넘나들고 주가가 4000선에서 제동이 걸리자 거시경제에 대한 우려도 커진다. 하지만 이런 질문과 고민 자체가 반갑다. 최신 GPU를 구하지 못해 5년 된 GPU를 돌려쓰고, 코스피 지수 2300 붕괴에 환율이 1490원을 위협하던 게 고작 지난 3~4월의 이야기다. 언론사 단전·단수, 정치인 체포·구금 얘기보다 훨씬 건설적이고 생산적이다.

윤석열 정부 3년간 대한민국의 경제적 위상은 많이 후퇴했다. 이탈리아, 캐나다를 넘어 G8으로 가자고 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한국의 세계 국내총생산(GDP) 순위는 14위까지 밀렸다. 멕시코, 스페인, 러시아가 우리를 추월했고, 튀르키예, 인도네시아는 우리 등 뒤에 딱 붙어 있다.

AI가 무한 변신하는 시대, 삐끗하면 벼랑 아래로 떨어지지만 잘만 올라타면 단번에 세계사의 중심에 선다. 당장 대만은 1인당 GDP에서 한국과 일본을 앞지르며 동북아 최대 부국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절체절명의 시기에 윤석열 정부는 연구·개발(R&D) 예산을 쳐냈고, 과학자를 구조조정했다. 캄보디아를 제외하고는 눈에 띄는 외교력을 보여주지도 못했다. 손수 만든 계란말이에 ‘소폭’을 말아드는 최고결정권자의 깜냥으로 헤쳐나갈 수 있는 격랑이 아니었다.

역설적이게도 윤석열이 12·3 불법계엄 선포로 임기를 스스로 중단시킨 것이 한국 경제에는 반전의 기회가 됐다. 2년여 더 대기업 총수들을 어묵과 떡볶이 ‘먹방’의 배경으로 세웠더라면 우리 경제는 어찌 됐을까.

천신만고 끝에 제 궤도로 돌아왔지만 마주한 현실은 결코 녹록지 않다. 부동산은 뛰고, 청년 실업은 심화하고, 양극화는 더 커지고 의대 쏠림은 여전하다. 다행히 약간의 온기는 돌고 있다. 한국은행은 내년도 성장률 전망치를 1.8%로 올렸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2%로 예상했다.

방향이 옳다고 해도 그 결과가 항상 성공적인 것은 아니다. 하지만 방향이 옳아야 성공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누리호 발사 성공 직후 이 대통령은 SNS에 “정부는 과학기술인들이 자유롭고 당당하게 혁신의 길을 개척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나는 그 글에 ‘좋아요’를 눌렀다.

박병률 탐사기획에디터 겸 경제에디터

박병률 탐사기획에디터 겸 경제에디터

  • AD
  • AD
  • AD

연재 레터를 구독하시려면 뉴스레터 수신 동의가 필요합니다. 동의하시겠어요?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콘텐츠 서비스(연재, 이슈, 기자 신규 기사 알림 등)를 메일로 추천 및 안내 받을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레터 구독을 취소하시겠어요?

뉴스레터 수신 동의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 동의를 거부하실 경우 경향신문의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지만 회원가입에는 지장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1이메일 인증
  • 2인증메일 발송

안녕하세요.

연재 레터 등록을 위해 회원님의 이메일 주소 인증이 필요합니다.

회원가입시 등록한 이메일 주소입니다. 이메일 주소 변경은 마이페이지에서 가능합니다.
이메일 주소는 회원님 본인의 이메일 주소를 입력합니다. 이메일 주소를 잘못 입력하신 경우, 인증번호가 포함된 메일이 발송되지 않습니다.
뉴스레터 수신 동의
닫기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 동의를 거부하실 경우 경향신문의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지만 회원가입에는 지장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1이메일 인증
  • 2인증메일 발송

로 인증메일을 발송했습니다. 아래 확인 버튼을 누르면 연재 레터 구독이 완료됩니다.

연재 레터 구독은 로그인 후 이용 가능합니다.
경향신문 홈으로 이동
뉴스레터 구독
닫기

전체 동의는 선택 항목에 대한 동의를 포함하고 있으며, 선택 항목에 대해 동의를 거부해도 서비스 이용이 가능합니다.

보기

개인정보 이용 목적- 뉴스레터 발송 및 CS처리, 공지 안내 등

개인정보 수집 항목- 이메일 주소, 닉네임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단,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사항은 경향신문 개인정보취급방침을 준수합니다.

보기

경향신문의 새 서비스 소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놓치지 않으시려면 '광고 동의'를 눌러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으로 뉴스레터가 성장하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매체처럼 좋은 광고가 삽입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한 '사전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광고만 메일로 나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뉴스레터 구독
닫기

닫기
닫기

뉴스레터 구독이 완료되었습니다.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닫기

개인정보 이용 목적- 뉴스레터 발송 및 CS처리, 공지 안내 등

개인정보 수집 항목- 이메일 주소, 닉네임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단,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사항은 경향신문 개인정보취급방침을 준수합니다.

닫기
광고성 정보 수신 동의
닫기

경향신문의 새 서비스 소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놓치지 않으시려면 '광고 동의'를 눌러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으로 뉴스레터가 성장하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매체처럼 좋은 광고가 삽입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한 '사전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광고만 메일로 나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닫기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