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신’ 처분 받았다가 김민석 총리 “엄정 재검토”
하루 만에 다시 열린 징계위서 ‘강등’으로 재의결
버스 함께 탄 장교 33명 처벌 수위 높아질 가능성
김상환 육군본부 법무실장이 지난 10월24일 충남 계룡대 육군본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의 육군 국정감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방부가 12·3 불법계엄 해제요구안 가결 이후 계엄사령부를 구성하기 위해 이른바 계엄 버스를 탔던 김상환 육군본부 법무실장(준장)에 대해 28일 중징계에 해당하는 강등 처분을 내렸다. 전날 김민석 국무총리가 김 실장이 경징계에 해당하는 근신 처분받은 것을 재검토하라고 지시했고 국방부가 징계위원회를 다시 연 결과다. 김 실장이 법무실장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은 점을 다시 판단한 결과로 풀이된다.
국방부는 이날 열린 징계위원회에서 김 실장에 대해 “법령준수의무위반, 성실의무위반으로 중징계 의결을 했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받은 중징계는 1계급 강등이다. 김 실장은 오는 30일 전역을 앞두고 있다.
강등은 계급을 낮추는 것을 말한다. 이에 따라 김 실장은 대령으로 전역하게 된다. 장교에 대한 징계는 경징계(견책·근신·감봉)와 중징계(정직·강등·해임·파면)로 나뉜다.
이같은 결과는 김 실장이 법무실장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은 점을 재판단한 결과로 풀이된다. 전날 부승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당시 육군 법무장교들의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을 보면, 김 실장의 부하들이 ‘(계엄)포고령에 정치활동 금지라고 돼 있는데, 이게 가능한 사항인지 알려주시면 감사하겠다’ 등의 의견을 개진했으나 김 실장은 이에 답변하지 않고 버스에 탑승했다.
전날 김 총리도 “육군본부 법무실장으로서 당시 계엄사령관에 ‘지체 없는 계엄 해제를 건의하거나 조언할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책임이 있고, 문제점이 있음을 알면서도 계엄버스에 탑승했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지난 10월 24일 육군본부 국정감사에서 버스에 탑승한 이유에 대해 “(박안수 계엄사령관과) 소통이 불가한 상태였다. 얼굴 보고 ‘안되는 건 안된다’하고 내려오려 했다”는 취지로 말한 바 있다.
김 실장은 지난해 12월 4일 충남 계룡대 육군본부에서 계엄사령부였던 서울 용산구 합동참모본부행 육군 버스를 탔던 장교 34명 중 한 명이다. 해당 버스는 국회가 비상계엄 해제를 의결한 뒤인 4일 새벽 3시쯤 계룡대 육군본부에서 서울로 출발했다가 30분 뒤에 복귀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해당 버스를 탄 34명의 장교가 ‘2차 계엄을 모의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 실장이 중징계를 받게 되면서 그와 함께 버스에 탑승했던 33명의 장교들에 대한 처벌 수위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버스 탑승자 이외에도 계엄에 연관된 군인들에 대한 처벌 수위가 높아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번 김 실장에 대한 징계 재의결은 이재명 대통령의 승인 받은 김 총리의 지시에 따라 진행됐다. 정부가 내란 청산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 7월부터 국방부는 감사관실을 중심으로 계엄에 관여한 부대들을 대상으로 당시 부여받은 임무와 역할을 조사했다. 당시 국방부는 불법행위가 확인될 경우 형사처벌·진급 누락 등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당초 해당 결과를 지난 24일 발표하려 했으나 국회 일정 등을 이유로 연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