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 약물 용량 세밀한 조절 중요
국내 연구팀, 인공지능 모델 개발
소아·청소년기에 갑상선 호르몬이 과도하게 분비되는 갑상선 기능 항진증이 발병하면 건강과 성장, 학업에 큰 지장을 준다. 치료에는 약물의 용량을 세밀하게 조절하는 것이 특히 중요한데, 최적의 투약 용량을 예측하는 인공지능 모델 개발에 성공한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송경철·김준영 교수, 가톨릭대 의대 의료정보학교실 고태훈 교수 연구팀은 이 같은 내용의 연구를 국제학술지 ‘임상 내분비학·대사 저널’에 게재했다고 27일 밝혔다. 연구진은 갑상선 항진증을 앓는 소아·청소년 환자의 나이와 키, 몸무게 등 신체 계측정보와 갑상선 기능검사 결과 및 치료제 처방 용량 등 데이터 2209건을 다양한 기계학습 모델을 활용해 분석했다.
성장기에 갑상선 호르몬 분비가 비정상적으로 늘면 대사 속도도 급증해 다양한 문제를 일으킨다. 성장 장애와 학업 수행력 저하 등의 문제를 넘어 심각할 경우 갑상선 중독 발작과 같은 위협적인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다. 소아·청소년 갑상선 항진증의 1차 치료제로 쓰이는 메티마졸은 어릴 때부터 장기간 투여하게 되는 치료 특성 때문에 용량에 오차가 발생하면 갑상선 기능 저하증을 비롯, 간독성과 백혈구 저하증 등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할 위험이 있다. 따라서 정밀한 투약 용량을 설정하는 것이 치료의 핵심이지만 현재까지는 객관적인 예측 수단이 부족해 의료진의 임상 경험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연구진은 이런 문제를 풀기 위해 다양한 인공지능 모델을 활용해 투약 용량 예측 효과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XG부스트 모델’이 내·외부 검증에서 모두 가장 뛰어난 성능을 보였다. 외부 데이터 검증에선 경험 많은 전문의가 처방한 용량과의 오차가 평균 1.0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최소 투약 단위인 메티마졸 한 알 용량 5㎎의 5분의 1 수준으로, 연구에 참여한 환자들의 평균 투약 용량이 8㎎임을 고려하면 매우 낮은 오차율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인공지능이 판단에 필요한 근거와 데이터를 적절히 활용했는지 검증해보니 실제 의료진이 진료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변수인 이전 처방 용량과 유리 T4 호르몬, 혈중 T3 호르몬 등의 순서로 의사결정을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성인과 달리 약물의 대사와 효과가 매우 가변적인 소아·청소년 갑상선 항진증에 대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인공지능 모델이 높은 정확도까지 보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밝혔다.
송경철 교수는 “지금까지 적정 메티마졸 용량은 의사의 섬세한 경험과 판단에 의존해왔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의료진의 결정을 정확하고 빠르게 돕는 인공지능 모델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면서 “앞으로 모델을 고도화해 환자 개개인의 특성에 맞는 최적의 맞춤 치료 전략을 수립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