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서 제기된 ‘중국인 직원 연루 의혹’에
참여연대 “쿠팡의 책임 축소 의도 아닌가” 비판도
쿠팡의 이용자 개인정보가 약 3370만개 노출된 게 알려진 30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모습. 정효진 기자
쿠팡이 3370만개 계정 개인정보가 무단으로 노출됐다고 밝히자 이용자들의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통신사에 이어 국민 대다수가 사용하는 쇼핑 플랫폼에서도 개인정보가 유출되자 불안감이 커지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위자료 집단 청구’를 추진하겠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30일 경향신문과 통화한 쿠팡 이용자들은 우선 “쿠팡의 조사결과 발표를 믿지 못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신필규씨(36)는 “처음엔 4500개가 유출됐다고 하다가 3370만개까지 늘어나니, 결제에 사용한 신용카드 번호는 안전한 건지 믿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모씨(46)도 “쿠팡이 몇 달간 정보가 유출됐던 걸 알고 있었음에도 지금에 와서 알린 건 아닌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SNS 등에서도 “통보만 하면 끝이냐” “지난 18일 인지했는데 이제 통보한 이유는 뭐냐” 등 반응이 쏟아졌다.
이용자들은 범죄 악용 위험을 걱정했다. 김모씨(29)는 “전화번호로 연락해 주소를 말하고, 샀던 물품까지 말하면서 보이스피싱을 하면 더 속기 쉬울 것 같다”며 “정보를 종합해 개인을 특정할 수 있다는 점이 무섭다”고 말했다. 남세은씨(43)는 “아파트 공동현관 출입번호도 주문 정보에 적어뒀는데, 새벽에도 집 앞까지 올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불특정 다수가 아니라 ‘나’를 노리고 범죄를 하기 쉬워진 것 같다”고 말했다.
SK텔레콤·KT 등 대형 통신사들에 이어 쿠팡까지 정보 유출 사태가 잇따르면서 기업의 고객정보 보호 수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남씨는 “기업들의 보안 시스템이 흔들리고 있다는 불안감이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너무 많은 정보를 입력하고, 인증하게 하는 점도 개선이 필요하다”며 “정보 수집 자체를 줄일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경호 변호사는 지난 29일 SNS에 글을 올리고 ‘집단 손해배상 청구’를 하겠다고 밝혔다. 12시간 만에 300여명이 참여했다고 한다. 김 변호사는 이날 통화에서 “대규모 플랫폼 기업인 쿠팡에게 요구되는 보안 수준은 매우 높고, 유출 규모도 3000만명 이상으로 매우 크다”며 “민감한 정보를 보호하기 위한 관심과 투자가 부족했을 개연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쿠팡 측 고소로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지난 25일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고소인 조사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쿠팡 측 등과 협의해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번 사건에 쿠팡 내 중국인 직원이 연루됐다는 의혹을 제기했지만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에선 “쿠팡 측이 책임을 축소하려는 의도 아닌가”라며 근거 없는 의혹제기를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