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월 한 친환경자원재생 기업에서 갈륨 등 희소 금속을 추출하기 위해 폐가전제품을 쌓아둔 모습. 이재덕 기자
중국 등 특정 국가의 수입에 의존하는 희토류 공급망을 안정화하기 위해 ‘도시광산’ 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도시광산 산업이란 폐전기·전자제품에 들어 있는 금속 등을 회수해 산업 원료로 활용하는 재자원화 산업을 말한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30일 <핵심광물 확보를 위한 도시광산 활성화 방안> 보고서에서 네오디뮴·디스프로슘 등 희토류 금속 재자원화율이 0% 수준에 머물렀다고 밝혔다.
보고서를 보면 한국의 핵심광물 재자원화 산업은 전통적인 도시광산 광물과 이차전지 광물에 집중된 경향을 보였다. 구리(99.3%), 알루미늄(95.5%), 아연(95.2%) 등 전통적인 도시광산 광물은 90%대로 높은 재자원화율을 보였고 망간(100.5%), 니켈(94.7%), 코발트(85.4%), 리튬(48.4%) 등 이차전지 광물도 재자원화율이 비교적 높았다. 반면 ‘광학 재료에 쓰이는 란탄과 세륨, ‘영구 자석’에 쓰이는 디스프로슘, 네오디뮴 등 희토류 재자원화율은 0%였다.
희토류의 낮은 재자원화율은 경제성 부족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국내 폐전자제품 발생량이 다른 국가보다도 적고 폐전기·전자제품의 수입 규제도 엄격해 원료확보가 어렵기 때문이다. 또 중국이 희토류를 싼 가격에 공급해 회수 유인도 낮다. 란탄과 세륨, 디스프로슘, 네오디뮴의 지난해 가격이 2011년 대비 76~99% 정도 하락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아울러 희토류 재자원화 기술 한계, 핵심광물 재활용에 대한 세부 통계 시스템 부족 등도 원인으로 꼽았다.
보고서는 ‘공급망 안보’와 ‘시장성’ 차원에서 도시광산 육성정책이 시급하다고 봤다. 중국의 희토류 통제 등 글로벌 공급망에 불확실성이 이어질 수 있어 이에 공급망 안정화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재자원화 산업은 2040년까지 전 세계 1조4000억달러(약 2055조원) 규모가 예상되는 만큼 관련 산업 육성도 필요하다.
보고서는 기업의 시장 진출을 위한 ‘재활용 자원 가격 안정화 제도’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 제도는 재활용 자원에 상한과 하한 가격선을 정해두고 시장 가격이 하한선에 못 미치면 정부가 보전해 주고 상한선을 초과하면 정부가 초과분을 돌려받는 제도이다. 이를 통해 기업의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마련해줘 시장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광물의 특성에 맞춘 재자원화 지원, 국내 원료 회수 경로 확대·원료 관세 완화, 산업 수요와 회수 가능량을 파악할 수 있는 국가 모니터링 체계 구축 등도 필요하다고 봤다.
보고서를 쓴 박소영 무협 수석연구원은 “글로벌 광물 공급망이 지정학적 리스크에 크게 흔들리는 상황에서, 도시광산은 우리나라가 비교적 빠르게 구축할 수 있는 전략 자산”이라며 “정부·기업·지자체가 협력해 회수체계·기술·산업기반을 단계적으로 고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