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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이 지나면 다 찍어주더라”는 말에 대해

입력 2025.11.30 20:01

수정 2025.11.30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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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지나면 다 찍어주더라.’ 12·3 불법계엄 이후 나온 단 하나의 문장을 고르라면, 이것이라 생각한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2024년 12월8일 한 유튜브 채널에서 한 말이다. 그는 윤석열 1차 탄핵소추안 표결에 불참한 김재섭 의원과의 대화를 소개했다.

김 의원이 “지역구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고 걱정하자, 윤 의원은 “나도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앞장서서 반대했다. 끝까지 갔다”며 “그때 욕 많이 먹었다. 그런데 1년 후에는 다 ‘윤상현 의리 있어 좋다’(는 말을 들었고) 그다음에 무소속 가도 다 찍어줬다”고 말했다. 그는 “내일, 모레, 1년 후에 국민은 또 달라진다”고 했다.

윤석열 탄핵을 반대하면 당장은 국민이 비판하지만 1년만 지나면 잊어버리고 다시 표를 준다는 뜻이다. 그래서일까? 국민의힘은 역대 최악의 대통령으로 평가받은 윤석열을 1년간 두둔했다. 한국갤럽이 11월25∼27일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역대 대통령 평가를 조사했다. 윤석열에 대한 부정 평가는 77%로 1위였다. 전두환(66%)을 가볍게 제쳤다.

학살자 전두환보다 혹평 받은 윤석열에 대한 국민의힘의 ‘충정’은 쿠데타 당일부터 일관됐다. 지난해 12월4일 새벽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표결에 국민의힘 의원 108명 중 90명이 불참했다. 12월7일 윤석열 1차 탄핵소추안은 의결정족수 미달로 투표가 불성립됐다. 국민의힘 의원 중 단 3명만 참석했기 때문이다. 12월14일 가까스로 2차 탄핵소추안이 가결됐지만 85명 안팎의 국민의힘 의원은 반대표를 행사했다. 쿠데타를 일으킨 내란 우두머리의 직무 지속에 압도적 다수가 찬성한 것이다.

국민의힘 의원 45명은 올해 1월6일 윤석열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하려고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 집결했고, 1월15일 윤석열이 체포되자 당시 권성동 원내대표는 “국격이 무너졌다”고 했다. 판사 지귀연이 3월7일 구속 취소를 결정하고 검찰이 즉시항고를 포기해 다음날 윤석열이 석방됐다. 국민의힘은 “당연한 결정”이라며 환호했다.

4월4일 윤석열 파면과 6월3일 대선으로 국민의힘 또한 헌법적·정치적으로 심판받았지만, 변하지 않았다. ‘윤 어게인’ 세력의 지지를 업고 8월26일 선출된 장동혁 대표는 10월17일 서울구치소를 찾아 윤석열을 면회했다. 이튿날 “힘든 상황에서도 성경 말씀과 기도로 단단히 무장하고 계셨다”며 “우리도 하나로 뭉쳐 싸웁시다”라는 글을 남겼다. 장 대표는 11월12일 “우리가 황교안이다”라고 외쳤다. 황 전 총리가 내란 선전·선동 혐의로 특검에 체포된 날이었다.

내란 1년, 국민의힘에서는 사과와 반성의 목소리가 공식적으로 나오지 않고 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공학적인 사과 검토로 시끄러운 모습만 비칠 뿐이다. 당내 일각의 사과 요구조차 진정성 없는 생존형 몸부림에 불과해 보인다.

장 대표는 11월28일 대구를 찾아 “민주당의 의회 폭거와 국정 방해가 계엄을 불러왔다. 결과적으로 많은 국민께 혼란과 고통을 드렸다”고 했다. 야당 때문에 계엄을 했다는 윤석열 주장과 뭐가 다른가. 그런 사과를 사과라 우긴다 한들 사과로 받아들일 국민은 없다. 차라리 지금까지의 모습 그대로 사과하지 않은 채 국민에게 평가받는 게 맞다. 그것이 계엄 해제 표결에 불참하고, 탄핵소추와 파면을 반대하고, 내란 우두머리 석방에 환호한 정당에 걸맞은 태도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정부를 “독재”로 규정하고, 사사건건 현 정부를 흔들고 있다. 그럼에도 하락하는 것은 국정 지지율이 아니라 국민의힘 지지율이다. 이는 윤 의원의 바람과 달리, 윤석열을 옹호한 국민의힘의 1년을 국민이 똑똑히 기억하고 있어서다. 내란에 대한 국민의 평가는 “내일, 모레, 1년 후”라도 달라질 수 없다. 다수 국민은 그날을 뜬눈으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목격했다. 그리고 함께 쿠데타를 막고 민주주의와 헌법을 회복시켰다.

한국은 민도가 높은 나라다. 그에 반해 엘리트 집단의 수준은 한참 못 미친다는 사실을 지난 1년 동안 다시금 확인했다. 1년이면 다 까먹기를 바라는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재채기처럼 티를 낸 알량함조차도 기억하는 게, 쿠데타를 직접 나서 막은 민주공화국의 시민들이다. 대한민국 국민 수준을 우습게 여기지 마시라.

망각을 바라는 자들 때문이라도 1년 전의 그날을 잊을 수가 없다.

강병한 정치부장

강병한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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