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세 미만 어린이 방어능력 부족
목적 상관없이 비난 가능성 높아”
어린이에게 ‘귀엽다’며 쓰다듬고 입을 맞추는 행위 등 강제추행을 저지른 사람을 5년 이상 징역형으로 처벌하게 한 법률 조항이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13세 미만 미성년자에 대한 강제추행죄’에 대해 5년 이상 징역에 처하도록 정한 성폭력처벌법 7조3항은 합헌이라고 재판관 9인 전원일치 의견으로 결정했다고 30일 밝혔다. 이 조항은 텔레그램을 이용한 아동 성착취 영상 유포 사태 이후인 2020년 강제추행죄의 법정형 중 벌금형을 삭제하고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개정됐다.
초등학교 내부 공사업체 관리자 A씨와 B씨는 각각 2021년 3월과 10월 6~7세 여자아이들의 얼굴에 입을 맞추고 손을 쓰다듬듯이 만지고 잡아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됐다. 두 사람의 재판을 진행하던 의정부지법 재판부는 이들에게 적용된 법 조항의 위헌성을 판단해달라고 위헌법률심판을 헌재에 제청했다.
당시 재판부는 “성적인 목적이 없는 추행과 성적인 목적이 명백한 추행 사이에는 죄질 등에 현격한 차이가 있는데도 이 법 조항은 이를 모두 본질적으로 같은 것으로 보고 무겁게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으므로 평등 원칙에 반한다”고 했다. 장애인강제추행죄와 청소년강제추행죄 등이 벌금형을 둔 것과 달리 이 법 조항에 벌금형이 없는 등 형이 너무 무겁다는 주장도 했다.
헌재는 “13세 미만 미성년자는 상대방의 추행 행위가 가지는 위험성을 인식하고 이에 대항해 자신을 방어할 능력이 매우 부족하기 때문에 경미한 추행 행위라 하더라도 성적 정체성과 가치관을 형성해가는 이들에게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강제추행의 구체적 행위 태양을 불문하고 비난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또 13세 미만 미성년자 강제추행에 대한 법정형이 지속적으로 상향됐음에도 범죄가 계속 증가 추세를 보였고, 어린이에 대한 신체 접촉이 문화적·관습적으로 용인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했던 과거와 달리 오늘날에는 경미해 보이는 행위라도 아이들의 자유로운 성적 정체성과 가치관 형성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데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