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동아리, 시니어센터서 클래식 연주회로 이색 체험 선사 호평
서울시, 대학 동아리 175곳 선정…생활체육·공연 등 사회 공헌 지원
동국대 오케스트라 동아리 OPUS가 지난 28일 오전 서울 강서구에 있는 시니어 데이케어센터에서 클래식 공연을 하고 있다.
“기억이 자꾸 없어지는데 오늘을 잊지 않고 꼭 기억하고 싶어요. 우리 손녀들에게 (저도) 클래식 공연을 직접 눈앞에서 봤다고 얘기해 주려고요.”
지난 28일 오전 서울 강서구에 있는 시니어 데이케어센터에서 만난 김모씨(81)는 동국대 오케스트라 동아리 ‘OPUS’의 클래식 공연을 휴대전화로 찍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노인들은 트로트만 좋아할 거라고 생각하는데, 클래식을 듣고 싶어 하는 사람도 많다. 카페에서 경음악을 들었던 젊은 시절로 되돌아간 것 같은 기억을 선물받았다”며 연신 웃었다.
OPUS가 유명한 클래식 음악인 모차르트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 바흐 ‘관현악 모음곡 3번 중 아리아’, 차이콥스키 ‘잠자는 숲속의 공주 왈츠’ 등을 연주하자 센터에 모인 80여명의 어르신들은 각각의 방법으로 공연을 관람했다. 선율에 맞춰 흥얼거리거나 손뼉을 치고 발로 박자를 맞추는 등 적극적으로 음악을 즐기면서 공연한 대학생들에게 “브라보”를 외치며 고마움을 전했다.
대학생들이 캠퍼스를 넘어 재능을 살린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OPUS는 창단 24주년을 맞은 동국대 아마추어 오케스트라 동아리다. OPUS의 OP는 클래식 작품명을 표시할 때 쓰는 기호인데, US를 붙여 ‘우리가 바로 작품’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이들은 서울시로부터 지원을 받아 클래식 문화를 접할 기회가 적은 지역 아동·청소년·어르신들을 위해 찾아가는 연주회로 교류 활동을 한다.
시는 청년들의 사회 참여 지원을 위해 올해 ‘대학 동아리 지원 사업’을 신설했다. 사회공헌형 동아리에 한 곳당 최대 200만원의 활동비를 지급한다. 단순 활동비 지원을 넘어 코로나19 이후 위축된 청년들의 사회적 상호작용을 회복하고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취지다. 시에 따르면 서울 소재 대학 175개 동아리가 선정돼 지난 6월부터 생활체육과 연극 공연, 과학·요리 수업 등 지역사회와 연계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OPUS 회장 김동하씨(25)는 “서울시 지원금으로 클래식 전문가에게 교육을 받고 연습실을 빌려 질 높은 공연을 준비할 수 있었다”며 “올해 시작된 사업인 만큼 체계적으로 자리를 잡아 문화자원을 접할 기회가 없는 분들에게 클래식의 매력을 더 많이 알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공연이 끝난 뒤 어르신들이 다가와 ‘꼭 다시 와달라’고 말씀해주실 때 보람을 느낀다”며 “앞으로도 공연장이 아닌 다양한 곳에서 클래식을 함께 즐길 기회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센터에서 일하는 사회복지사 정보람씨(43)는 “민요나 트로트 같은 흥겨운 음악이 아닌 클래식 공연은 처음이라 어르신들이 좋아할지 걱정이 많았는데, 음악을 즐기며 집중하는 모습에 저도 뭉클했다”며 “어르신들에게 새로운 인지 자극을 줄 수 있는 재능기부를 접할 기회가 더 많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시는 이번 사업이 단발성 지원에 그치지 않도록 성과 평가 등을 거쳐 우수 동아리를 선정, 서울시장 표창 등 인센티브를 부여할 예정이다. 김철희 서울시 미래청년기획관은 “대학생들이 가진 재능과 열정이 지역사회를 변화시키는 긍정적인 힘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동아리 활동이 청년과 시민 모두에게 활력을 제공하는 의미 있는 장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