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진료·처방 플랫폼 1위
“자사 도매상 약품 사도록 유도”
제휴 약국 의혹 제기…사측 부인
비대면 진료 플랫폼 1위 업체인 닥터나우가 제휴 약국에 자사 도매상에서 판매하는 약을 우선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정황이 확인됐다. 이런 행위를 차단하기 위한 약사법 개정안(‘닥터나우 방지법’)이 국회 통과를 앞두고 있는데, 스타트업 업계는 “과도한 규제”라며 반발했다.
1일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약사 A씨로부터 받은 제보 내용에는 이 같은 정황이 담겼다. 닥터나우 애플리케이션(앱)은 사용자가 비대면 진료를 받은 후 처방전을 발송할 제휴 약국을 직접 앱 화면에서 선택하도록 구성돼 있다. A씨 약국은 제휴 약국인데, 약국 전용 화면에는 ‘대표약’으로 어떤 제품을 등록하느냐에 따라 앱에서 약국 소개 문구가 달라진다는 안내가 적혀 있었다. 기침·가래 증상 완화에 널리 쓰이는 오리지널약 ‘코대원 포르테 시럽’ 대신 복제약인 B시럽을 약국에서 보유한 대표약으로 지정해야만 ‘NOW(나우) 재고확실’ 배지를 소비자가 볼 수 있는 화면에 띄워준다는 내용이었다. 닥터나우 도매 온라인몰에서는 진해거담제 중 B시럽만 판매되고 있다.
A씨는 “손님 대부분이 코대원 포르테를 찾는데 이를 대표약으로 지정하면 ‘재고확실’ 배지가 붙은 다른 약국으로 환자들이 이동할까 우려된다”고 했다. 박현진 약사의미래를준비하는모임 회장은 “손님이 ‘신라면’을 찾는데, 이름 모를 라면을 안내하는 셈”이라며 “플랫폼이 추천하는 제품을 비진(비대면 진료)약품이 아닌 다른 도매상에서 구매하려면 입력 절차가 지나치게 복잡하게 돼 있다”고 했다.
닥터나우의 제휴 약국 추천 시스템은 약사법에서 금지한 리베이트로 해석될 수 있다. 닥터나우는 지난해 자사 도매상에서 100만원 상당의 의약품 필수 패키지를 구매하는 약국에만 제휴 약국 지위를 부여하고, ‘나우(NOW) 조제확실’ 표시를 붙여준 사실이 국정감사에서 지적되면서 시스템을 일부 수정했다.
임경호 닥터나우 부대표는 “환자가 약이 없어 여러 약국을 전전하지 않도록 최소한의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며 “자사 도매상에서 판매하는 약은 마진을 거의 남기지 않고 약국들에 공급하고 있다. 의약품 취급 품목을 계속 늘려나가는 식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국회에서 비대면 진료 플랫폼의 의약품 도매업 운영을 제한하는 약사법 개정안을 심의하고 있는데 업계는 “걸음마 단계인 비대면 진료 산업을 위축시킨다”고 비판했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달 국회에서 “비대면 플랫폼의 사업을 금지하는 게 아니라 도매상을 통한 처방·조제 유인이 환자 안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이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