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전북본부는 2일 오전 전북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북도가 스스로 약속을 저버리고 협치를 파탄 냈다”며 예산 원상회복을 요구하고 있다. 김창효 선임기자
전북도가 노동정책협의회 소위원회에서 확정된 예산안을 뒤집고 취약노동자 지원을 포함한 핵심 노동정책 예산 9억원 가운데 2억원을 삭감한 것으로 드러났다. 협의 구조를 통해 “신뢰를 쌓아왔다”던 전북도가 정작 예산 편성 단계에서 합의를 무력화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민주노총 전북본부는 2일 오전 전북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북도가 스스로 약속을 저버리고 협치를 파탄 냈다”며 김관영 지사의 공식 사과와 예산 원상회복을 요구했다. 민주노총은 “노정 협의 1년의 성과가 불과 예산 편성 과정에서 일방적으로 지워졌다”고 성토했다.
노동정책협의회 소위원회는 지난 10월 22일 도비 9억원 규모의 최종안을 의결했다. 그러나 전북도가 이후 편성한 최종 예산안은 약 7억원으로 2억원이 줄었다. 감액분 대부분은 취약노동자 보호 사업에서 발생했다.
감정노동자 지원사업은 1억7000만원에서 4500만원으로 1억2500만원이나 줄었고 이동노동자 지원사업 역시 5600만원에서 4500만원으로 감소했다. 노동정책 연구사업도 1억9000만원에서 1억2000만원으로 축소됐다.
민주노총은 “현장에서 폭언·폭행 위험에 놓인 노동자들을 위한 기본 지원이 가장 먼저 삭감됐다”며 “노동자 보호를 후순위로 미룬 정치적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예산 편성 과정의 불투명성도 논란을 키웠다. 노동계는 전북도에 예산안 공개를 반복적으로 요청했지만 제때 공유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노동정책협의회 위원장인 채준호 교수 역시 “예산 변경 사실을 전혀 전달받지 못했다”며 절차적 문제를 지적했다. 민주노총은 “협의는 형식이었고 결정은 일방통행이었다”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반면 한국노총 관련 예산은 신규 사업과 증액을 포함해 총 10억6800만원이 편성됐다. 노동회관 환경개선 신규 예산 4억4000만원, 노사민정 사무국 운영지원 6500만원 증액, ‘건전한 노동단체 육성’ 항목(한국노총 지원) 5000만원 증액 등이 대표적이다.
민주노총은 “취약노동자 예산을 줄이는 대신 특정 단체 지원만 확대하는 것이 전북도의 노동정책이냐”고 반발했다.
돌봄노동자 처우개선, 지방의료원 재정적자 지원 등 공공성 과제는 “어렵다”는 이유로 축소됐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전북도는 노동계의 비판에 대해 “요구액보다는 줄었지만 최종 예산안에는 100% 반영됐다”며 예산 편성 과정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노총 전북본부는 “예산 투여는 지방정부의 기본 책무”라며 “삭감된 노동정책 예산을 즉각 복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