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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미국에서 소득계층 간 양극화가 심화하면서 이른바 'K자형 경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K자형 경제'란 자산시장 호황을 토대로 소득·소비를 늘리는 고소득층과 고용시장 위축으로 임금상승률은 낮고 물가 상승 압박에 구매력은 줄어드는 저소득층의 격차가 알파벳 K 모양처럼 벌어지는 현상을 뜻한다.

'K자형 경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2020년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이 경기 회복을 다르게 경험하는 현상을 설명하는 용어로 처음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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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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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도, 연준도 경고하는 “K자형 경제”···두 얼굴의 미국 경제

입력 2025.12.02 17:15

수정 2025.12.02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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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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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의 한 트레이더. AP연합뉴스

지난 8월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의 한 트레이더. AP연합뉴스

미국에서 소득계층 간 양극화가 심화하면서 이른바 ‘K자형 경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국 경제가 겉으로는 탄탄해 보이지만, 저소득층과 고소득층의 간극이 갈수록 벌어지는 불안정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K자형 경제는 결국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일(현지시간) AP통신은 월가부터 연방준비제도(연준)에 이르기까지 최근 K자형 경제에 대한 언급이 급격하게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K자형 경제란 자산시장 호황을 토대로 소득·소비를 늘리는 고소득층과 고용시장 위축으로 임금상승률은 낮고 물가 상승으로 구매력은 줄어드는 저소득층의 격차가 알파벳 K 모양처럼 벌어지는 현상을 뜻한다.

K자형 경제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인 2020년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이 경기 회복을 다르게 경험하는 현상을 설명하는 용어로 처음 등장했다. 당시 경제학자들은 팬데믹 이후 미국 경기 전망과 관련해 V자형(짧고 깊은 침체 후 반등), U자형(완만한 반등), L자형(장기 침체)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논의했으나 양극화 현상을 내포한 K자형이 미국 경제를 가장 잘 설명하는 용어라고 봤다.

최근 들어서는 K자형 경제가 “이례적으로 혼란스럽고 복잡한 시기를 겪는 미국 경제를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자주 거론된다고 AP는 설명했다. 미국 경제는 최근 성장률은 견고한 편이지만 고용은 부진하고, 전체 소비지출은 증가하고 있지만 소비자의 자신감을 나타내는 소비자신뢰지수는 역대 최저 수준에 가깝다. 사실상 부자들의 지갑으로 굴러가는, 고소득층이 경제를 끌고 가는 불안정한 상태에 놓여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 전체 소비 지출에서 상위 10% 고소득층이 차지하는 비율. 블룸버그통신

미국 전체 소비 지출에서 상위 10% 고소득층이 차지하는 비율. 블룸버그통신

연준은 지난달 26일 발표한 경기 동향 보고서 ‘베이지북’에서 최근 몇 주간 미국의 전반적인 소비가 둔화했으며, 특히 중·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소비가 더 위축됐다고 진단했다. K자형 경제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은 “고소득층의 경우 지출에 대한 제약이 없지만 중·저소득층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는 기업 반응을 전달하기도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달 25일 “미국의 소비 지출이 그 어느 때보다 상위 10% 고소득층에 집중돼 있다”며 이들이 전체 소비 지출의 절반을, 상위 20%가 3분의 2를 차지한다고 분석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나머지 80%가 전체 소비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팬데믹 이전 약 42%에서 37%로 낮아졌다. 블룸버그는 “지난 1년간 더 많은 미국인이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면서 K자형 경제의 하위 계층에 속하게 된 이들이 늘었다”고 평가했다.

K자형 경제 개념을 널리 알린 경제학자 피터 애트워터 미 윌리엄앤드메리대학 교수는 “하위 계층은 물가 상승의 누적된 영향을 받고 있고, 상위 계층은 자산가격 상승의 누적된 영향에서 이익을 얻고 있다”고 분석했다.

저소득층은 올해 특히 물가 상승에 따라 구매력에 타격을 받았다. 미니애폴리스 연은에 따르면 올해 저소득층의 실질 임금상승률은 1.5% 수준으로, 고소득층(2.4%)보다 낮았다. 반면 고소득층은 인공지능(AI)에 대한 대규모 투자 덕을 톡톡히 봤다. AP는 애플, 엔비디아 등 7개 거대 기술기업을 뜻하는 ‘매그니피센트 7’(M7)이 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 경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주가를 끌어 올려, 이들 주식을 가진 고소득층의 자산 증대에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AP연합뉴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AP연합뉴스

주식시장 호황은 일자리 창출 등 효과로 이어지진 않는다는 점에서 AI에 대한 대규모 투자 역시 K자형 경제에 기여한다고 AP는 짚었다. M7의 주가 상승으로 올해 주식 시장은 거의 15% 상승했지만, 연준에 따르면 미국인 상위 10%가 주식 시장의 약 87%를 차지하고 있다. 하위 50%는 전체 주식의 1.1%를 보유하는 데 그쳤다. 애트워터 교수는 “우리가 가장 상층부에서 보는 것은 AI와 주식시장, 부유층의 경험으로 이뤄진, 일종의 자체적으로 돌아가는 독립된 경제”라며 “대부분 그들 내부에서만 돌아갈 뿐 아래로는 거의 흘러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제학자들은 이처럼 상위 계층에 의해 견인되는 경제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우려한다. 앞으로 실업률이 더 증가하고 물가 상승까지 맞물리면 중·저소득층이 소비를 꾸준히 줄여 경기 침체에 접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시장조사기관 TS롬바드의 이코노미스트 다리오 퍼킨스는 “K자형 경제에서 아래쪽이 위쪽을 끌어내리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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