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영향으로 물가가 오르고 있다. 국가데이터처가 2일 발표한 지난 11월 소비자물가지수가 117.20으로 1년 전보다 2.4% 올랐다. 한국은행 물가안정 목표치 2%를 넘어선 것이다. 무엇보다 석유류가 5.9% 올랐다. 국제유가는 안정세지만, 고환율로 수입 가격이 오르고 유류세 인하폭이 축소된 탓이다. 밥상·외식 물가와 직결되는 수입 쇠고기 값도 6.8% 올랐다.
고환율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국민연금과 한국은행 간 외환스와프 연장 같은 대책에도 환율은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날도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470원 안팎에서 움직였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평균치(1394.97원)를 크게 웃돈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1%포인트 오르면 소비자물가는 0.04%포인트 상승한다. 환율이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시차 등을 고려하면 고환율 후폭풍은 이제 시작이다.
이런 상황에선 경기 부양을 위한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도 불가능하다. 고환율·고물가의 악순환 고리를 조기에 끊지 못하면 민생도 경제도 없다. 정부가 이날 물가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식품·사료 원료의 할당관세 지원을 지속하기로 하고, 식품업계의 ‘슈링크플레이션’(용량 꼼수) 근절 대책을 내놓았지만 이 정도론 턱없이 부족하다. 서민들은 당장 추운 겨울을 어떻게 날지 걱정이 태산이다. 정부는 소비자 피부에 와닿는 물가안정 대책을 마련하고, 저소득층 난방비 지원 등 사회안전망을 촘촘히 짜야 한다.
2일 서울 한 주유소에 기름값 안내판이 놓여 있다. 국제 유가가 하향 안정세지만, 고환율로 수입 가격이 뛰면서 지난달 석유류 가격은 전년 대비 5.9% 상승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