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는 전날 세종시 소방청사에서 소방청과 응급의료체계 개선을 위한 간담회를 열고 의료진과 구급대원의 사법 리스크를 해소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2일 밝혔다. 대한의사협회 제공
‘응급실 뺑뺑이’라 불리는 응급실 환자 미수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한의사협회(의협)와 소방청이 만나 해법을 논의했다. 양 기관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만남을 가지며 현장 중심의 응급의료 체계 개선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의협과 소방청은 지난 1일 응급의료체계 개선을 위한 간담회를 열었다. 최근 부산 도심에서 고등학생이 응급실을 찾지 못해 숨지는 등 응급실 환자 미수용이 사회적 문제로 다시 대두되면서 자리가 마련됐다. ‘응급실 뺑뺑이’는 배후진료 의료진 부족 등 구조적인 해결이 필요한 문제임에도, 일각에서 구급대원 대 의료진의 갈등으로 비화하는 분위기가 있었다.
의협은 현재 응급의료 체계가 붕괴된 핵심 원인으로 사법 리스크로 인한 필수의료 기피, 배후 진료 인프라 부족, 컨트롤타워 부재 등을 지목했다. 특히 생사가 오가는 응급의료 특성상 치료 결과가 나쁘다는 이유만으로 의료진에게 형사 책임을 묻는 현실이 개선되지 않는 한 문제 해결이 요원하다는 점을 언급했으며, 소방청도 이에 공감했다.
이 자리에서 의협 측은 단기적으로 도입할만한 해결책을 적극적으로 제안했다. ‘응급실 뺑뺑이’가 계속되는 이유 중 하나는 환자의 의학적 정보와 중증도를 병원 측에서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현장에서는 어느 수준까지 배후진료 의료진이 갖춰져야만 치료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수용을 거절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의협은 단순히 비어있는 병상만이 아니라 환자의 상태와 병원 배후 진료 등을 판단할 수 있는 의사 중심의 관제 기능을 만들고, 필요하다면 지역 내 병원들이 당번을 정해서 중증 응급환자를 책임지는 순환 당직제 같은 제도 도입도 생각해볼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상급병원은 중증 환자에 집중하고, 경증환자는 지역 내에서 처치 가능한 1·2차 의료기관으로 적극 이송하는 체계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소방청은 권역 및 지역응급의료센터가 중증·응급환자 우선 수용에 적극 협력해달라고 요청했다. 의협과 소방청은 응급의료체계 개선에 대한 논의를 이어갈 수 있도록 학회의 의사회, 보건복지부 등이 함께 참여하는 거버넌스를 구축해 법률 개정과 각종 현안에 공동 대응하기로 뜻을 모았다. 또한 코피나 단순히 피부가 찢어져 생긴 열상 등 경증 환자가 대형병원 응급실에 쏠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 의사회와 소방본부가 협력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