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스틸 인수 후 신규 제철소 건설 부지 물색…친환경 강재 투자
중국 저가 공세 극복 잰걸음…같은 위기 국내 업계도 방향성 고심
지난 6월 US스틸을 인수한 신일본제철이 미국에 추가로 제철소를 건설할 계획을 밝혔다. 중국산 저가 철강제품의 시장 잠식, 탈탄소 전환 압박에 따른 투자로 풀이된다.
일본과 처지가 비슷한 국내 철강기업도 해외 시장 진출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2일(현지시간) 모리 다카히로 신일본제철 부회장이 인터뷰를 통해 신일본제철이 미국에 300만t 규모의 제철소 부지를 물색하고 있다고 했다고 보도했다. 신일본제철은 내년 하반기 2~3곳의 최종 후보지를 정한 뒤 2027년 초 최종 입지를 결정할 예정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신규 제철소는 ‘전기로’ 기반으로, 신일본제철의 미국 자회사인 US스틸이 운영할 예정이다. 전기로는 기존의 석탄 원료인 코크스를 열원으로 쇳물을 만드는 ‘고로’(용광로) 방식과 달리 전기를 열원으로 사용한다.
신일본제철의 이번 신규 제철소 계획은 미국 내에서 친환경 철강제품 생산을 위한 투자를 이어가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모리 부회장은 “우리가 구상하는 것은 ‘빅리버(Big River) 2’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빅리버 제2공장은 미 아칸소주에 있는 연간 약 300만t의 친환경 고급 강판을 생산하는 US스틸 소유 제철시설이다.
모리 부회장은 앞으로도 일본 내 철강 수요 하락과 중국의 저가 공급이라는 ‘이중고’가 계속될 것이라며 자사의 성장을 위한 주요 시장이 해외라고 밝혔다.
신일본제철의 미국 진출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압박 이전부터 시작됐다. 신일본제철은 2023년 12월 149억달러(약 21조8000억원)에 US스틸을 인수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지난 6월 미국 정부에 US스틸의 ‘황금주’를 제공하는 조건 등으로 인수에 성공했다. 황금주란 단 한 주만으로 회사의 주요 의사결정에 절대적인 거부권 등을 행사할 수 있는 특수 주식을 말한다.
신일본제철의 미국 진출은 ‘탈탄소 전환’과 ‘고품질 철강 제품 생산’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생존 전략이다. 일본과 달리 미국은 재생에너지가 풍부하고, 수요 측면에서도 일본보다 시장성이 밝다.
미국 시장은 지난해 출하량(7800만t)이 수요량(9300만t)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미국에선 전기차와 변압기 등 고품질 철강제품 수요가 갈수록 커지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적극적인 해외 진출이 ‘필수’라며 보다 적극적인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국 철강업계도 국내 수요 위축, 중국의 저가 철강 잠식 등 일본과 같은 문제에 직면해 있어서다.
현대제철은 2029년 가동 목표로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전기로 기반 제철소를 건설할 계획이고, 포스코는 미국 철강사인 클리블랜드 클리프스에 대한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김경식 ESG네트워크 고철연구소장은 “US스틸은 체코에 공장이 있어 신일본제철은 향후 유럽 시장으로도 자연스럽게 진출할 수 있다”며 “철강 생산을 위한 저탄소 에너지원 등 자원 확보 차원에서도 해외 진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