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쇄신TF, 7대 감사 점검 결과 발표
유병호 감사위원이 지난해 10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앉아 있다. 성동훈 기자
감사원 운영쇄신 태스크포스(TF)가 3일 윤석열 정부 시절 감사원 사무총장을 지내며 실세로 꼽혔던 유병호 감사위원이 윤석열 정부의 관저 공사 특혜 의혹에 대해선 서면조사를 지시하는 등 봐주기 감사를 했고 문재인 정부의 월성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등에 대해선 정치·표적 감사를 벌였다고 밝혔다.
TF는 이날 윤석열 정부 시절 감사원이 실시한 7대 감사에 대해 점검한 결과를 발표해 “유병호 전 사무총장 주도로 특별조사국 활용, 수사요청 후 언론 공개, 감사운영기간 과도, 감사위원회의 패싱 등이 이뤄져 정치·표적 감사라는 비난을 부인하기 어렵다”며 이같이 밝혔다.
TF는 2023년 3월 유 전 총장이 관저 공사 의혹 감사 담당 과장을 호출해 인테리어 업체 21그램에 대해 대면조사가 아닌 서면조사를 하라고 지시한 의혹이 사실이라고 판단했다. 21그램은 윤 전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운영한 코바나컨텐츠 전시회를 후원한 업체다. 유 전 사무총장이 TF 조사에 불응해 서면조사를 지시한 이유에 대해선 파악하지 못했다.
TF는 감사원이 관저 다다미방과 히노키탕 설치를 알고도 감사하지 않았다는 의혹도 점검했지만 해당 시설이 감사 중점 사항에 포함되지 않아 문제가 없었다고 봤다.
TF는 월성 원전 의혹 감사에 대해선 2020년 유병호 당시 공공기관감사국장이 최재형 당시 감사원장의 승인만 받고 최성호 당시 사무총장 직무대리를 거치지 않은 채 검찰에 백운규 당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에 대한 수사참고자료를 보냈다고 지적했다. 2024년에는 감사원이 감사 방해 혐의로 재판을 받던 산업부 공무원들에 대해 감사관 진술만 담긴 허위 의견서를 검찰·법원에 제출했고 최재해 당시 감사원장도 국회 국정감사에서 부적절한 진술을 했다고 판단했다.
TF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감사원에 대한 비판을 스스로 점검하겠다는 목적으로 구성돼 지난 9월부터 활동했다. 앞서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현 더불어민주당 의원) 비리 의혹, 서해 피격 공무원 월북 조작 의혹,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고의 지연 의혹, 북한 감시초소(GP) 불능화 부실 검증 의혹, 통계 조작 의혹 등에 대해서도 각종 문제점을 확인해 발표했다.
김인회 감사원장 권한대행은 이날 서울 종로구 감사원에서 브리핑을 열어 “TF 활동 결과 정치감사와 무리한 감사로 인해 많은 분들에게 고통을 드린 사실이 밝혀졌다”며 “감사원을 대표해 깊은 사과를 드린다. 특히 산업부 직원들과 전현희 전 권익위원장께는 더욱 심심한 사과를 드린다”고 밝혔다.
김 권한대행은 검찰 특수부(현 반부패수사부)에 비견되는 감사원 특별조사국을 폐지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적 관심이 높은 민감한 사안이나 연간감사계획에 없던 감사에 착수할 때는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감사 개시 자문위원회를 거쳐 감사위원회의에서 감사 착수 여부를 결정하도록 추진한다. 그간 사무처 판단으로 이뤄졌던 수사요청은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필요한 경우 감사위원회의 통제하에 시행할 방침이다.
TF 단장인 이윤재 국토환경감사국장은 이날 기자들이 ‘유 감사위원에 대한 징계가 가능하냐’고 묻자 “신분상 감사원 조치 대상이 아니라 징계를 검토할 수 없다”고 대답했다. 이 국장은 ‘윤석열 정부 감사들에만 조사를 집중한 이유’에 대해선 “이전 정부들의 감사는 7대 감사처럼 논란이 되지 않았다”며 “과거 정부와 지난 3년 (윤석열) 정부가 달랐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라고 말했다.
유병호·김영신 감사위원과 최재혁 전 행정안전감시국장, 김숙동 전 특별조사국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정당한 감사위원회의 의결을 거친 특정 감사사항 7개의 결과를 뒤바꾸려는 것으로 구성 사유부터 불법적”이라며 “본인의 일도 제대로 추스르지 못하는 직원들이 7대 감사 임무를 혼신을 다해 수행한 ‘진짜 프로 감사관’을 탄압하고 핍박하는 실상”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