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개월 내 조정위 권고안 받아내겠다는 계획
김범석 의장 등 경영진 공식 사과·책임 촉구도
쿠팡에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이 발생, 2차 피해까지 우려되고 있는 지난 1일 서울 시내 한 쿠팡 물류센터 인근에 차량이 주차돼 있다. 쿠팡은 현재까지 고객 계정 약 3370만개가 유출된 것을 확인했다. 성동훈 기자
쿠팡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들과 시민사회단체가 집단분쟁조정 신청에 참여할 사람들을 모집하고 나섰다. 집단분쟁조정은 다수의 소비자가 동일·유사한 피해를 보았을 때 소송 없이 분쟁을 해결하도록 마련된 제도로, 시간과 비용 부담이 적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민생경제위원회, 참여연대, 한국소비자연맹 등은 3일 오전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자율분쟁조정위원회에 집단분쟁조정을 신청하기 위해 참여자를 모집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권위 있는 조정위의 조정권고안을 통해 쿠팡의 책임을 명확히 하고, 쿠팡이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 있는 보상대책을 내놓을 수 있도록 촉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1500명 넘는 이용자들이 공동소송으로 손해배상 청구에 나섰지만, 국내에는 집단소송제가 없어 소송을 제기한 일부 피해자만 구제받을 수 있다. 또 5년 이상 소송을 거쳐도 1인당 10만원 안팎의 배상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에 피해자와 시민단체 등은 소송에 앞서 집단분쟁조정을 통해 개인정보 유출과 2차 피해로 인한 정신적 손해에 대한 보상을 청구하고, 2~3개월 안에 조정위의 권고안을 받아내겠다는 계획이다.
단체들은 김범석 쿠팡 의장을 비롯한 경영진의 공식 사과와 책임 있는 대응도 촉구했다. 또 “국회 현안질의에 참석한 박대준 쿠팡 사장과 브랫 매티스 최고정보보호책임자(CISO)가 유출 사고의 원인과 대응 방안 등 기본적인 질문에도 제대로 답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피해자 보호·재발방지 대책을 즉각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도 이어졌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한 피해자는 “1년 전에 쿠팡을 탈퇴했지만 ‘시크릿 쿠폰’, ‘특별 혜택’ 같은 광고 문자가 계속 왔고, 결국 지난달 30일 개인정보 유출 안내 문자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택배 기사 편의를 위해 공동현관 비밀번호도 공유했는데, 스토킹 등 2차 범죄로 이어질까 불안하다”며 “제대로 된 피해 보상과 재발 방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집단분쟁조정 참여자 1차 모집은 오는 9일까지 진행된다. 조정신청서 제출 후 2차 모집도 할 예정이다. 쿠팡 개인정보 유출 피해를 본 시민이라면 누구나 참여연대와 한국소비자연맹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