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현지시간) 미 해군의 알레이 버크급 유도탄 구축함 USS 스톡데일(DDG-106)이 푸에르토리코 폰세의 라파엘 코르데로 산티아고 항구에 정박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해외 마약단속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에 해당한다는 거센 비판이 나오고 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바다에서 이뤄지고 있는 작전을 지상으로 확대하겠다고 예고했다. 국방부가 불투명하고 위법적으로 군사 작전을 이어가자 일부 국회의원들은 해외 군사작전을 중단하게 하는 결의안 발의를 준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 카리브해·동태평양 마약 단속 작전에 관해 설명해달라는 취재진의 요청에 “육지에서도 공습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상에서 하는 게 훨씬 쉽다”면서 “우리는 그들(마약 밀매자)이 이용하는 경로를 알고 있다. 그들에 대해 모든 것을 안다. 나쁜 사람들이 어디 사는지 알고 있으며 우리는 이 작업(공습)을 곧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확한 공격 시점이나 작전 방식은 언급하지 않았다.
헤그세스 장관도 같은 자리에서 “우리는 마약 선박을 타격하고 마약 테러리스트들을 바다 밑바닥으로 던지는 일을 막 시작했을 뿐”이라며 거들었다. 그는 “그들은 미국 국민을 중독시키고 있다”며 “요즘은 (잇따른 격침으로) 타격할 배를 찾기 어려워서 잠시 소강상태”라고 덧붙였다.
헤그세스 장관은 지난 9월 베네수엘라 민간어선 공격 당시 1차 공격에도 살아남은 선원 2명을 사살하라고 한 현장 지휘관의 지시와 관련해선 “올바른 결정이었다”며 두둔했다. 그러면서도 “첫 번째 공격은 실시간으로 지켜봤지만 이후 다른 회의장으로 이동했다” “(공격 당시 영상에서) 생존자를 보진 못했다” “전쟁의 안개(불확실한 상황)가 있었다”라고 언급하며 책임을 회피했다.
앞서 백악관은 “전원 살해하라”는 헤그세스 장관의 지시에 따라 미군이 1차 공격 후 살아있던 선원에 추가 공격을 감행했다는 워싱턴포스트의 보도와 관련, 지시를 내린 사람은 헤그세스 장관이 아닌 프랭크 브래들리 합동특수작전사령부(JSOC) 사령관이라고 정정했다.
국방부의 2차 공격이 인권침해와 국제법 위반에 해당한다는 비난을 받는 데다 베네수엘라와의 전운이 드리우자 국회의원들은 전쟁을 막기 위해 초당적 행동에 나섰다.
민주당 소속 팀 케인(버지니아), 척 슈머(뉴욕), 애덤 시프(캘리포니아) 상원의원과 공화당 소속 랜드 폴(켄터키) 상원의원은 이날 공동성명을 내고 “만약 베네수엘라 공격이 발생할 경우 우리는 전쟁권한 결의안을 발동해 의회 토론과 투표를 강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베네수엘라에 대한 무단 군사 행동은 우리 군인의 생명을 불필요하게 위협하는 거대하고 값비싼 실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의회에서 전쟁권한 결의안이 통과하면 국방부는 즉시 해외 군사작전 현장에서 군을 철수시켜야 한다. 1973년 제정된 이 법은 대통령의 독단적인 군사 행동을 막기 위한 견제 장치로 마련됐으며, 상원 위원회 심사를 건너뛰고 본회의에 바로 상정되는 ‘특권 결의안’이다.
짐 맥거번(민주당·매사추세츠)과 호아킨 카스트로(공화당·텍사스주), 토마스 매시(공화당·켄터키주) 등 하원의원 3명은 이날 트럼프 행정부가 의회 승인 없이 베네수엘라에 대한 적대 행위에 참여하는 것을 중단하라는 결의안을 제출했다. 결의안은 위원회 심사와 본회의 상정 절차를 거쳐 표결에 부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