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계단 앞에서 열린 ‘가자, 평등으로! 12.10 민중의 행진 선포 기자회견’에서 사회운동 단체 및 진보정당 관계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12·3 불법계엄 1년이 지나고 탄핵과 정권교체가 이뤄졌지만, 노동자들의 열악한 삶은 여전히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노동계는 “내란 1년이 지난 지금도 노동자의 현실은 여전히 참혹하다”며 모든 노동자들이 노동기본권을 보장받고 안전한 세상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3일 “노동자의 죽음은 계속되고, 일터의 붕괴가 이어지며, 노동자의 생명과 인권은 여전히 위협받고 있다”며 “노동자들이 극한으로 내몰리는 생존 투쟁은 멈추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내란을 완전히 끝내고 노동자 시민의 삶을 진정으로 회복시키는 길은 내란 세력을 단호히 단죄하고 노동 중심의 사회대개혁을 완수하는 길뿐”이라고 했다.
지난해 12월 비상계엄이 선포된 후 노동·시민사회단체들은 권력의 폭주에 맞서 헌정질서를 지키고 윤석열 전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기 위한 투쟁에 앞장섰다.
그러나 정권이 교체됐음에도 노동자들의 삶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여전히 일하다 죽고, 차별받고, 소외되는 열악한 환경이 계속되고 있다. 세종호텔 해고자는 복직을 요구하며 294일째 고공농성 중이다. 홈플러스 노동자들은 사태 해결을 위해 정부 개입을 촉구하며 26일째 단식농성을 하다 이날 2명이 병원으로 긴급후송됐다. 쿠팡 노동자 사망사고는 계속되고 있으며,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들은 노동법의 보호를 받지 못한 채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이주노동자는 사업장에선 차별과 폭력에 시달리고, 정부에겐 단속에 쫓겨 다치고 목숨을 잃는다.
금속노조는 ‘내란 1년, 봄은 왔는가’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노동자는 오늘도 죽지 않고 퇴근하고 있는가”라며 “세상은 여전히 노동자의 삶이 아닌 총수의 행보를, 노동자가 처한 현실이 아닌 그를 착취하는 기업의 주가에만 주목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노동자에게 겨울은 계속이다”라며 “계엄군을 물리쳤지만, 빼앗긴 권리는 돌아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공공운수노조도 “계엄 1년이 지난 지금도 공공부문 곳곳의 붕괴와 책임 회피 구조는 여전하다”며 “철도·지하철·교육공무직 노동자들은 다시 파업 태세에 들어섰고, 차별·통제·억압의 구조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고 했다. 이들은 “윤석열의 계엄이 다시 떠오르는 것은 ‘윤어게인’의 공포 때문만이 아니라, 광장의 요구에도 우리의 삶이 나아지지 않았다는 현실 때문”이라며 “사람만 바뀌고 시스템이 그대로인 도루묵 사회를 반복할 수 없다”고 했다.
한국노총은 “완전하고 철저한 내란 청산과 국가 시스템의 재정비 없이는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없다”며 “개혁의 칼날은 더욱 날카로워야 하고, 사회 곳곳에 뿌리내린 특권·부패·무책임의 고리를 과감히 끊어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