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유튜브가 16세 미만 아동·청소년은 플랫폼을 이용할 수 없다고 안내하는 화면. 유튜브 제공
16세 미만 아동·청소년의 SNS 사용을 전면 금지한 세계 최초의 법이 오는 10일 호주에서 시행되는 가운데 유튜브가 “성급한 입법”이라며 반발했다.
유튜브 호주의 공공정책 담당자인 레이첼 로드는 3일 성명을 내고 “이번 졸속 규제는 유튜브 플랫폼의 특성과 호주 아동·청소년의 유튜브 이용 방식을 근본적으로 오해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이 법은 아이들을 온라인에서 더 안전하게 만들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드는 SNS의 전면 금지가 오히려 호주 아이들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유튜브에는 취침·사용 시간 설정 같은 청소년 보호 기능이 있는데, 이것이 청소년 계정으로 로그인됐을 때 제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부모가 자녀의 계정을 관리할 수 있는 통제 기능 역시 계정이 있을 때만 적용된다.
즉, 아동·청소년의 이용 자체를 차단할 경우 별도 계정이나 로그인 없이 유튜브를 이용하게 돼 오히려 유해한 콘텐츠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게 유튜브 측 설명이다. 로드는 “충분한 협의 없이 진행된 졸속 입법의 불가피한 결과이며 실제 온라인 안전 규제의 복잡성을 고려하지 못한 채 만들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반발과는 별개로 유튜브는 10일부터 SNS 금지법에 따라 연령 제한 등 서비스 운영 방식을 변경하기로 했다. 법안 시행 당일 모든 16세 미만의 호주 사용자의 유튜브 계정은 자동 로그아웃된다. 영상 시청을 비롯한 모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 16세가 되면 계정을 다시 활성화할 수 있다.
하지만 로그아웃 상태라면 영상 시청이 그대로 가능하다. 16세 미만 이용자가 로그인 없이 유튜브에 접속해 영상을 보려고 한다면 이를 막을 방법은 없다.
지난 10월30일 호주의 10살 소녀 비앙카가 시드니의 집에서 유튜브를 보고 있다. 시드니|AFP연합뉴스
호주의 16세 미만 SNS 이용 전면 금지법은 지난해 11월 세계 최초로 제정됐다. 16세 미만이 SNS 계정을 만들 경우 해당 플랫폼에 최대 4950만달러(약 480억원)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인스타그램, 틱톡, 엑스, 유튜브 등 주요 플랫폼 모두 적용된다.
호주 사례를 참고해 유사한 조치를 검토하는 국가는 늘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내년부터 16세 미만의 SNS 이용을 금지하기로 했다. 덴마크는 15세 미만의 SNS 이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마련 중이다.
국내에서는 만 14세 미만 청소년의 SNS 가입을 막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지난해 발의됐으나, 이후 논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