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3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5부 요인 초청 오찬 간담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민석 국무총리, 조희대 대법원장, 이재명 대통령, 우원식 국회의장, 김상환 헌법재판소장,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 김창길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12·3 불법계엄 1년인 3일 5부 요인과 만나 “헌정질서를 지키는 분들이라 오늘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우원식 국회의장과 김민석 국무총리는 신속한 내란 재판을 강조했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사법부는 비상계엄 직후 그것이 반헌법적 행위임을 분명히 했다”며 “개별 재판부가 오직 헌법과 법률에 따라 신속하고 공정하게 재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우 국회의장, 조 대법원장, 김상환 헌법재판소장, 김 총리,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 등 5부 요인을 초청해 1시간40분가량 오찬을 했다.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모두가 헌정질서를 지키는 책임 있는 주요 기관 기관장들이셔서 오늘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 같다”며 “오늘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특별한 날, 시민들의 행동이 시작된 특별한 날이기도 해서 의미가 각별하다”고 말했다.
우 의장은 인사말에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국회로 모여 주신 위대한 우리 국민들이 있었기에 국회가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로서의 역할을 다할 수 있었다”며 “비상계엄 관련 재판은 국민의 불안을 해소할 수 있도록 신속하고 엄정하게 진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내란 심판이 지체되면서 국민의 염려가 커지고 있다. 행정부 내에서 헌법 정신에 따라 내란을 정리하는 일은 책임지고 마무리하겠다”며 “오늘이 내란 심판의 역사적 책임을 헌법기관 모두가 함께 결의하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김 헌재소장은 “오늘처럼 매섭게 추웠던 지난 겨울 주권자인 국민이 스스로 헌법을 수호하였던 역사적 장면을 두고두고 기억하면서 헌법재판소는 주권자인 국민의 기본권을 지키는 헌법재판소 본연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5부 요인 초청 오찬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이 대통령은 각기 다른 색의 넥타이를 맨 5부 요인들과 악수하며 인사를 나눴다. 우 의장은 지난해 12월14일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될 당시 맸던 고 김근태 전 의원의 유품인 녹색 넥타이를 맸다. 이 대통령은 “감기가 걸려서 목소리가 좋지 않다”고 하는 우 의장에게 “감개가 무량해서는 아니고요?”라는 농담을 건넸다.
이 대통령이 단체 기념사진 촬영 후 “보기 어려운 분들을 6개월 만에 보게 됐다”고 하자 조 대법원장은 “불러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조 대법원장은 인사말에서 “사법부는 지난해 12월3일 비상계엄 직후 그것이 반헌법적인 행위임을 분명히 했다”며 “현재 법원에서 관련 사건들이 진행되고 있어 대법원장으로 이에 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건 적절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 개별 재판부가 오직 헌법과 법률에 따라 신속하고 공정하게 재판할 것이라 믿고 있다”고 밝혔다.
조 대법원장은 “사법부에 대해 걱정과 우려를 가진 국민이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그러나 개별 재판의 결론은 헌법과 법률에 규정된 3심제라는 제도적 틀 안에서 충분한 심리와 절차를 거쳐 최종적으로 결정된다는 점에서 그 정당성과 신뢰가 확보될 수 있다”고 말했다.
조 대법원장은 또 “사법제도의 개편이 국민을 위한 방향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여권에서 추진하는 내란전담재판부, 법원행정처 폐지 등 사법개혁 방안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해달라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규연 대통령실 홍보소통수석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5부 요인 오찬이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고 전했다. 우 의장은 환담에 앞서 계엄군이 국회에 난립하는 과정에서 부서진 목제 집기를 활용해 만든 ‘빛의 민주주의, 꺼지지 않는 기억패’를 이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참석자들은 헌법·선거 교육 강화, 국회와 선관위의 자체 방어체계 강화 등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고 이 수석은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빛의 혁명 1주년, 대국민 특별성명’을 발표했다. 이 대통령이 특별성명을 발표한 대통령실 브리핑룸은 1년 전 밤 10시28분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던 자리다. 이 대통령은 당초 이날 저녁 국회 앞에서 열린 ‘12·3 내란·외환 청산과 종식, 사회대개혁 시민 대행진’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위해 우려 등 경호 사정으로 최종 불참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