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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올해 한국 영화가 부진을 겪은 가운데 지난 5월 칸 영화제에 일본 영화가 6편이나 초청된 사실은 적지 않은 자극을 던졌다.

일본 독립영화계를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요소가 바로 '미니시어터'다.

일본 전국에 약 80곳 존재하는 단관 미니시어터는 인디영화가 장기 흥행으로 입소문을 기대할 수 있는 토양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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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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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극장이 키워낸 다양성의 힘, 일본 독립영화의 미래가 되다

입력 2025.12.03 17:36

수정 2025.12.03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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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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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마타 준지 아이치국제여성영화제 디렉터·아담 토렐 ‘서드 윈도우 필름즈’ 프로듀서 대담

제51회 서울독립영화제를 찾은 키마타 준지 아이치국제여성영화제 디렉터와 아담 토렐 ‘서드 윈도우 필름즈’ 프로듀서가 2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서울독립영화제 제공

제51회 서울독립영화제를 찾은 키마타 준지 아이치국제여성영화제 디렉터와 아담 토렐 ‘서드 윈도우 필름즈’ 프로듀서가 2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서울독립영화제 제공

올해 한국 영화가 부진을 겪은 가운데 지난 5월 칸 국제영화제에 일본 영화가 6편이나 초청된 사실은 적지 않은 자극을 던졌다. 특히 최근 일본 독립영화계는 성공적인 세대교체와 메가 흥행작의 등장으로 산업적 비평적 활력을 되찾고 있다. 일본 독립영화의 힘은 어디에서 나올까.

제51회 서울독립영화제를 찾은 키마타 준지(아이치국제여성영화제 디렉터)와 아담 토렐(배급사 ‘서드 윈도우 필름즈’ 프로듀서)은 그 배경을 ‘미니시어터’와 탄탄한 인디 생태계에서 찾았다. 키마타 준지 디렉터는 “일본은 영화 제작의 문턱이 굉장히 낮다”며 “(자본 등) 규모는 작지만 그만큼 다양한 작품을 시도할 수 있다”고 했다.

일본 영화계는 크게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는 상업영화와 그 외 저예산 영화를 일컫는 ‘인디즈’, 그리고 감독과 스태프가 사비를 모아 만드는 ‘자주영화’로 나뉜다. 흔히 말하는 독립영화는 인디즈와 자주영화를 말한다. 제작비는 일반적으로 1000만~2000만 엔(약 1~2억 원) 수준에서 많게는 4000만~5000만 엔(약 4~5억원) 규모로, 대학생의 졸업작품부터 예술영화까지 모두 인디의 영역에 포함된다.

제51회 서울독립영화제를 찾은 키마타 준지 아이치국제여성영화제 디렉터와 아담 토렐 ‘서드 윈도우 필름즈’ 프로듀서가 2일 경향신문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독립영화제 제공

제51회 서울독립영화제를 찾은 키마타 준지 아이치국제여성영화제 디렉터와 아담 토렐 ‘서드 윈도우 필름즈’ 프로듀서가 2일 경향신문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독립영화제 제공

다수 일본영화의 월드 세일즈를 담당하는 아담 토렐은 ‘초저예산 영화의 극장 개봉이 가능한 구조’를 일본 영화계의 강점으로 꼽았다. 그는 “10년 전만 해도 300만~500만 엔(약 3000만~5000만 원)으로 만든 영화가 흔했다”며 “그런 작품조차 극장에서 상영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 일본 독립영화의 가장 큰 특징”라고 설명했다. 토렐은 <카메라를 멈추면 안돼!>, <사무라이 타임슬리퍼> 등의 전 세계 배급을 맡았다.

특히 일본 전국에 약 80곳 존재하는 200석 규모의 단관 ‘미니시어터’는 인디영화의 든든한 뒷배다. 일반 극장은 흥행이 부진하면 일주일 만에 상영이 끝나지만 미니시어터에서는 기본 3주 정도 상영한다. 좋은 영화라면 자연스럽게 입소문이 나고 관객이 늘며 상영관도 확대된다. 이 구조 속에서 학생영화, 실험영화, 신인 감독의 작업이 자연스럽게 발굴되는 것이다. 일본 나고야에서 미니시어터 ‘시네마스코레’를 40년 넘게 운영하고 있는 키마타 디렉터는 “일본에서는 영화가 완성되면 보통 20~30개 미니시어터에서 상영이 가능하다. 어렵지 않게 개봉할 수 있어 저예산 영화도 관객을 만날 기회가 열린다”고 말했다.

영화  <사무라이 타임슬리퍼>의 한 장면. 서울독립영화제 제공

영화 <사무라이 타임슬리퍼>의 한 장면. 서울독립영화제 제공

영화 <사무라이 타임슬리퍼>의 한 장면. 서울독립영화제 제공

영화 <사무라이 타임슬리퍼>의 한 장면. 서울독립영화제 제공

실제 지난해 8월 도쿄 이케부쿠로의 미니시어터 ‘시네마로사’ 1개 관에서 개봉한 <사무라이 타임슬리퍼>는 SNS 등을 통해 입소문을 타면서 중견 배급사 GAGA가 배급에 참여했고 전국 380여관으로 뻗어 나가며 100만 관객을 동원했다. 올해 3월 기준, 10억 엔가량의 수익을 거뒀고 일본 아카데미상 작품상까지 받았다.

최근 일본 독립영화계에서 젊은 감독들의 약진이 두드러지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하마구치 류스케(1978년생), 미야케 쇼(1984년생)를 비롯해 영화 ‘전망세대’로 올해 칸에 초청된 단즈카 유이가 감독은 1998년생이다. 한국이 여전히 60년대생 거장 중심 구도라면 일본은 젊은 세대로 중심축이 옮겨지고 있는 것이다.

종합하면 누구나 영화를 만들 수 있는 낮은 진입장벽, 평등한 배급과 상영 기회, 미니시어터를 중심으로 한 팬 커뮤니티가 맞물리며 일본에서는 해마다 새로운 얼굴이 등장하고 그중 일부는 상업영화로 이어지는 도약의 길을 밟는다. 거대한 자본은 없지만 ‘작게 시작해 크게 성장하는 힘’을 갖춘 일본 독립영화의 생태계는 지금도 조용히 다음 세대의 감독들을 길러내고 있다.

영화 <청춘강탈>의 한 장면. 서울독립영화제 제공

영화 <청춘강탈>의 한 장면. 서울독립영화제 제공

다만 일본 독립영화계에 마냥 긍정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키마타 디렉터는 중예산(한국 기준 약 6~10억 원대) 작품이 거의 없어 상업영화와 인디즈 사이의 ‘허리’가 비어 있다고 지적했다. 제작환경 역시 열악하며 ‘열정페이’ 관행도 여전히 잔존한다. 노동시간 규제 등 현장 보호 장치는 한국보다 늦게 도입되는 중이다. 토렐 대표는 일본 영화계의 고질적인 해외 수출의 소극성을 문제로 꼽았다.

흥미로운 것은 서로가 상대국의 시스템을 부러워한다는 점이다. 일본은 영진위를 중심으로 독립영화를 지원하는 한국의 제도를 부러워한다. 반면 한국 영화계에선 자본의 지원은 적지만, 미니시어터 중심의 생태계가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일본 영화계를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양국의 상이한 시스템과 상황은 양국 영화계가 더욱 긴밀하게 교류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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