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3일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에 앞에서 구속영장이 기각된 추경호 의원을 마중한 뒤 취재진에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3일 입장문을 통해 “12·3 비상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계엄이었다”며 “계엄에 이은 탄핵은 한국 정치의 연속된 비극을 낳았고, 국민과 당원들께 실망과 혼란을 드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나로 뭉쳐 싸우지 못했던 국민의힘도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했다. 계엄은 정당했고, 도리어 윤석열 탄핵을 막지 못한 게 문제였다는 식이다.
국민들은 12·3 내란 1년을 맞아 장 대표가 반성하고 사죄하는지 지켜보았다. 그런데 반대로 내란을 대놓고 옹호하는 입장문을 발표한 것이다. 지난 1년간 내란 극복을 위해 분투해온 다수 국민과 맞서 싸우겠다고 작정한 걸로 볼 수밖에 없다.
헌법재판소는 윤석열 파면 결정문에서 “국회의 탄핵소추, 입법, 예산안 심의 등의 권한행사가 중대한 위기상황을 현실적으로 발생시켰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그런데도 윤석열은 이날 옥중 입장문을 통해 ‘계엄령=계몽령’식 궤변을 되풀이했다. 그러곤 “지금은 대한민국의 자유, 법치, 주권 수호를 위해 다시 일어서야 할 때”라고 했다. 내란을 선동한 것이다.
장 대표 주장도 윤석열과 다르지 않다. 상대방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민주주의·헌정질서를 얼마든 유린할 수 있다는 식이다. 윤석열 일당과 운명을 함께할 것이요, 국민의힘을 위헌정당으로 이끌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다. 이런 반민주적·반헌법적 정치관을 가진 사람은 공당 대표를 할 자격도, 정치할 자격도 없다. 국민의힘에선 이날 송언석 원내대표 등 개별 의원의 계엄 사과 릴레이가 이어졌다. 그러나 이 정도로는 어림도 없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장 대표의 말대로 위헌정당의 길을 갈 건지, 단호하게 내치고 다른 길을 갈 건지 선택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민주국가에서 이 당의 미래는 없고, 있어서도 안 된다.
서울중앙지법은 이날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를 받는 이들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건 한덕수·박성재에 이어 세 번째로, 사법부의 내란 단죄 의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전 국민의 속이 까맣게 타들어가던 1년 전 그날 밤, 국민의힘 의원 대다수가 계엄해제안 표결에 불참한 걸 모두 지켜봤고, 추 전 원내대표는 그 지휘자 격이었다. 구속영장 기각은 죄가 없다는 게 아니다. 그걸 두고 국민의힘이 면죄부라도 받은 것처럼 의기양양하니 이런 몰염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