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거부 탓 평화협정안 이견만 확인…양국 정상회담 개최도 합의 못해
미국 특사단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러시아·우크라이나 평화협정안을 두고 협의했으나 영토 문제에서 이견이 여전하다는 사실만 확인했다.
3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스티브 윗코프 미 대통령 중동특사가 이끄는 미 대표단은 전날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푸틴 대통령과 5시간 회동했으나 구체적인 타협점에 도달하지 못했으며 미·러 정상회담 개최에도 합의하지 못했다.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정책보좌관은 “논의는 매우 유용하고 건설적이었으며 실질적이었다”면서 푸틴 대통령이 미국이 제안한 네 가지 문서를 검토한 뒤 미 특사단과 만났다고 말했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우리는 몇가지 사항에는 합의할 수 있었다”며 “그러나 푸틴 대통령은 다수의 제안에 대한 비판적이고 부정적인 태도를 숨기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양측이 종전 논의의 핵심 쟁점 중 하나인 영토 문제를 논의했으나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 정부는 러시아와 협의해 28개 조항의 평화안 초안을 만들었고 우크라이나 의견을 반영해 초안을 대폭 손봤다. 이날 미국이 러시아에 제시한 네 가지 평화안은 우크라이나 측의 수정을 거친 안이다. 애초 28개 조항 평화안에는 우크라이나의 돈바스 영토 포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 포기, 우크라이나군 축소, 러시아 침공에 대한 면책 등이 포함됐다. 이후 미·우크라이나는 영토 문제 등 핵심 쟁점을 정상 간에 담판을 지어야 할 의제로 보고 논의를 미뤄뒀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미 특사단과 회동하기 전에 참석한 투자포럼 행사에서도 “최근 제안된 변경 사항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우크라이나 측 수정안에 대한 불만을 나타냈다. 러시아는 돈바스 루한스크주 전체와 도네츠크주 4분의 3을 점령한 상태로, 우크라이나가 돈바스 영토 전체를 넘겨야 종전에 합의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이 요구에 반발하고 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미·러 회동에 대해 “일부 진전이 있었다”고 자평했다. 그는 “이제 그들은 문자 그대로 약 30∼50㎞ 공간과 남아있는 도네츠크 지역의 20%를 놓고 싸우고 있다”며 “일부 진전을 이뤘다고 생각하는 것은 우크라이나인들이 미래에 다시 침략당하는 일 없이 안전보장과 함께 경제 재건, 국가 번영을 이루는 방안이 무엇인지 찾아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루비오 장관은 종전을 얼마나 자신하느냐는 질문에 “확신의 수준을 말하기는 어렵다”며 “궁극적으로 러시아의 경우 결정은 보좌진이 아니라 푸틴 대통령이 내려야 하기 때문”이라고 즉답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