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양현종. KIA 타이거즈 제공
21세기 타이거즈를 대표하는 투수 양현종(37)이 KIA와 동행을 택했다. KIA에서 데뷔해, KIA에서 은퇴하겠다는 게 양현종의 오랜 꿈이었다. 구단 역사상 3번째 영구결번의 문도 활짝 열렸다. 양현종은 이번이 세 번째 FA다. 전부 KIA 잔류를 택했다. 대형 이적이 줄 잇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도 양현종다운 행보를 이어갔다.
양현종은 4일 KIA와 ‘2+1년’, 계약금 10억원에 인센티브를 포함해 최대 45억원 자유계약선수(FA) 계약에 합의했다. 옵션으로 남긴 1년까지 모두 채운다면 만 40세까지 KIA 유니폼을 입는다. 메이저리그(MLB)에서 보낸 1년(2021년)을 제외하고 오로지 KIA에서만 21시즌을 뛰게 된다.
좀처럼 진척 없던 협상이 일단 시동을 걸고 나니 급물살을 탔다. 지난달 30일 본격적으로 협상 테이블을 꾸렸고 사실상 처음으로 제시액이 나왔다. 1차례 수정 작업을 거쳐 3일 밤 최종 합의에 도달했다. 불과 나흘 사이 협상이 완료됐다.
KIA는 어떻게든 양현종을 잡으려 했다. KIA에서 20년 가까운 세월을 보내며 양현종이 남긴 성취가 그만큼 컸다. 양현종이 KIA에서 차지하는 상징성은 현역 누구를 통틀어도 비교 대상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양현종이 가진 상징성을 고려해 최대한 신중하게 계약 조건을 고민했고 협상이 늦게 시작됐다.
양현종은 시종일관 KIA만 생각했다. 도장도 빠르게 찍었다. 온갖 헛소문이 돌았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옵션 등 세부 사항을 놓고 조율했을 뿐 협상 테이블에서 흔한 몸값 흥정은 없었다.
양현종은 KIA를 넘어 KBO리그의 역사를 써온 투수다. 이날 계약을 통해 앞으로 최대 3년 동안 그 역사도 계속 이어진다.
양현종은 올해까지 18시즌 통산 543경기(선발 442경기)에 나가 2656.2이닝 동안 186승 127패 2185탈삼진 평균자책 3.90을 기록 중이다. 이닝과 다승은 은퇴한 송진우(3003이닝·210승)에 이어 역대 2위다. 양현종이 꾸준히 기량을 유지한다면 2개 부문 모두 역대 1위로 올라설 수 있다. 탈삼진은 지난해 이미 송진우를 넘어 역대 1위에 등극했다.
데뷔부터 줄곧 입어왔던 KIA 유니폼을 다시 입으면서 양현종은 은퇴할 때까지 한 유니폼만 입을 가능성이 거의 굳어졌다. 선동열과 이종범에 이은 KIA 역사상 3번째 영구결번도 사실상 예약이다. 언제가 될지 아직은 알 수 없지만, 기아챔피언스필드 한편에 내걸린 선동열의 18번과 이종범의 7번 곁에 양현종의 54번이 나란히 붙는 순간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