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29일 구속 이후 모든 조사에서 함구 중
수사 협조해도 형량 안 줄어든다 판단한 듯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명태균 공천개입, 통일교 청탁·뇌물 수수 의혹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김건희 여사가 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김 여사를 4일 소환해 조사했다. 특검이 지난 3일 김 여사에게 징역 15년과 벌금 20억원을 구형한 다음날에도 조사를 이어갔다 .
김 여사는 이날 오후 1시50분쯤 검은색 법무부 호송차를 타고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있는 특검팀 사무실에 도착했다. 지난 8월29일 구속 기소된 이후 특검에 직접 나와서 조사받은 건 이번이 두 번째다.
특검은 이날 42쪽 분량의 질문지를 준비해 김 여사에게 이른바 ‘금품수수 3종’ 의혹을 캐물었다. 김 여사는 2022년 3~4월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으로부터 사위인 박성근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 인사 청탁과 함께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 등 귀금속 3종, 로봇개 사업자 서성빈씨에게는 5000만원대 ‘바쉐론 콘스탄틴 시계’,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에게는 약 5돈 상당의 금거북이를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김 여사는 이날 조사에서도 진술거부권을 행사했다. 지난 8월29일 구속된 뒤 모든 조사에서 입을 열지 않는 중이다. 김형근 특검보는 지난 3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김 여사가 진술거부권을 행사한 것을 지적하며 “본인만이 밝힐 수 있는 진실의 영역에 관하여 철저히 침묵과 은폐로 일관하고 진술거부권에 숨어 어떤 진정한 참회도 거부하고 있다”고 했다. 김 여사가 수사에 협조하지 않은 점을 양형 가중 요인으로 언급해 김 여사를 압박했다. 그러나 김 여사는 여전히 입을 열지 않았다.
김 여사는 수사에 협조한다고 해서 형량이 줄어들지 않으리라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가 우호적이라고 판단한 검사가 조사에서 빠진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는 앞선 조사에서도 변호인단에 “내가 아는 진실을 얘기해도 자꾸 왜곡돼서 겁이 나 진술을 못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특검은 김 여사 측에 오는 11일에도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다. 11일 조사에선 관저 이전 특혜 의혹, 선상 술 파티 의혹, 종묘 차담회 의혹,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아내로부터 로저비비에 클러치백을 받고 김 의원을 당 대표로 밀었다는 의혹 등을 다룰 방침이다.
특검은 오는 28일 수사기한이 종료되는 만큼 이날과 11일 조사에서 남은 의혹을 모두 조사할 계획이다. 다만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을 통해 검찰 수사를 무마하려 했다는 의혹이 새로 불거지면서 추가 소한 여부를 고심하고 있다. 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 의혹, 집사 게이트 의혹 등과 관련해서도 아직 김 여사를 조사하지 못했다.
특검은 오는 5일 김 의원의 아내를 피의자로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김상민 전 부장검사의 이우환 화백 그림 청탁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에게도 오는 10일 참고인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