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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 돌린 우리, 이대로 걷다 보면…결국 다시 만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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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총을 든 나와 당신이 서로 등을 돌린 채 앞을 향해 걷는다.

걸으면 걸을수록 처음에 하려고 했던 일이 희미해진다.

내 마음을 장악했던 당신의 뾰족한 말들이 이 넓고 다채로운 세상의 아주 작은 부분일 뿐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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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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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 돌린 우리, 이대로 걷다 보면…결국 다시 만날 겁니다

입력 2025.12.04 20:06

수정 2025.12.04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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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버들 기자
  • 기사를 재생 중이에요

한 발 더 가까이 오세요

이네스 비에가스 올리베이라 글·그림 | 김지은 옮김

길벗어린이 | 64쪽 | 1만5000원

[그림책]등 돌린 우리, 이대로 걷다 보면…결국 다시 만날 겁니다

총을 든 나와 당신이 서로 등을 돌린 채 앞을 향해 걷는다. 하나, 둘, 셋… 발걸음이 멈추면, 뒤를 돌아 방아쇠를 당겨야 한다. 당신은 나에게 씻을 수 없는 모욕을 주었다. 그대가 했던 가시 박힌 말들은 심장을 꿰뚫는 상처가 되었다. 그렇게 논쟁은 전쟁이 되었다. 하나가 쓰러져야 이 갈등이 끝날 수밖에 없다고 우리는 믿었다.

<한 발 더 가까이 오세요> 삽화

<한 발 더 가까이 오세요> 삽화

나는 먼저 공격을 당할까 두려우면서도 도저히 이해되지 않던 당신과의 대화가 떠올라 답답하다. 다섯, 여섯, 일곱… 우리는 어쩌다 여기까지 오게 된 걸까. 나는 생각을 거듭하며 하염없이 걷는다. 형형색색의 상점, 극장, 골목들을 지난다. 나의 곁으로 분주하고 활기찬 세상이 스친다. 들판과 바다, 우주를 건넌다. 걸으면 걸을수록 처음에 하려고 했던 일이 희미해진다. 내 마음을 장악했던 당신의 뾰족한 말들이 이 넓고 다채로운 세상의 아주 작은 부분일 뿐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냉담했던 마음은 어느새 꽃처럼 환해진다. 나는 총을 버리고 펜을 들어 편지를 쓴다. ‘친애하는’ 그대에게 이제 무기를 내려놓고 나를 만나러 오지 않겠냐고 적는다.

<한 발 더 가까이 오세요> 삽화

<한 발 더 가까이 오세요> 삽화

시적인 문장과 몽환적인 그림이 얼어붙은 마음을 녹이는 그림책이다. 삭막한 결투 장면에서 시작해 아름다운 자연의 풍경으로 전개되는 과정에서 평화란 무엇인가를 곱씹게 한다. 증오와 분노에 함몰되어 놓쳤던 것이 무엇인지, 인생에서 진정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되새기게 한다.

이해와 화해는 어쩌면 한 걸음 더 멀찍이 떨어져 돌아볼 때 가능한 일이리라. 그래야만 비로소 우리는 다시 서로에게 한 발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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