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촌일대 가로수, 뜨개질 꾸미기 ‘얀바밍’ 중
추위 보호·해충 방제 등 효과···시민들 “귀엽다” 호평
프로젝트 참여 작가들 “일상 속 작은 선물 되기를”
7일 서울 종로구 사직단 인근 서촌 거리에서 나무가 뜨개질로 뜬 옷을 입고 있다. 우혜림 기자
7일 서울 종로구 사직단 인근 서촌 거리를 오가는 시민들의 눈길이 가로수에 머물렀다. 이파리가 떨어진 앙상한 가지 아래 몸통에 알록달록한 뜨개질 편물이 휘감겨 있었다. 저마다 ‘겨울옷’을 입은 나무들이 마치 패션쇼를 하듯 길가에 늘어섰다. 한 시민이 “어머, 나무가 옷을 입었네”하고 웃으며 나무를 감싼 뜨개옷을 매만졌다.
이 뜨개옷들은 청년 작가들이 서촌 거리 가로수의 겨울나기를 위해 선보인 ‘얀바밍(Yarn Bombing)’중 하나다. 얀바밍은 가로수 등 거리에서 볼 수 있는 물체를 뜨개질 등으로 꾸미는 공공예술이다. 예술단체 시네코 스튜디오와 댄싱그랜마가 기획한 이번 프로젝트엔 작가 134명이 모였다. 이들은 서촌 가로수 78그루에 각자의 개성을 담은 겨울옷을 입혔다.
7일 서울 종로구 사직단 인근 서촌 거리에서 한 시민이 전시된 ‘얀바밍’ 나무 작품을 보고 웃고 있다. 우혜림 기자
얀바밍에는 겨울철 추위로부터 나무를 보호하고 해충을 없애기 위한 목적도 있다. 나무가 추위에 적응할 틈 없이 기온이 갑자기 떨어지면 줄기세포 주변에 얼음 결정이 생겨 세포가 터지는 냉해(동해)가 생길 수 있다. 또 해충이 수액이 빨아먹는 등 피해로 나무가 약해지거나 죽을 위험도 있다. 이때 볏짚이나 천 등으로 나무를 감싸면 추위로 인한 피해를 줄일 수 있고, 따뜻한 곳을 찾아 숨는 해충을 유인하는 효과도 낼 수 있다.
시민들에게 볼거리 또한 제공한다. 이날 서촌 거리를 오가는 시민들은 잠시 멈춰 가로수를 감싼 뜨개 물품을 살펴보고 만져봤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재밌다”, “귀엽다”라며 사진을 찍기도 했다. 산책을 나온 장은경씨는 “예쁘고 귀엽다”며 “일상에 작은 즐거움을 준다”고 말했다. 오현정씨(49)는 “짚으로 감싼 모습은 많이 봤는데 뜨개질로 한 건 처음 봤다”며 “각각 마다 의미가 있는 것 같아 재밌다”고 말했다. 오씨는 작품 아래 달린 ‘QR코드’를 찍어 작품 설명을 읽었다.
7일 서울 종로구 사직단 인근 서촌 거리에서 어린이 시민들이 전시된 ‘얀바밍’ 작품을 만지며 놀고 있다. 우혜림 기자
작품에 참여한 작가들은 뜨개질로 개성을 표현했다. 전통 문양인 ‘단청’을 뜨개질로 표현한 최보원씨(34)는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서촌의 지역적 특성을 살리고 싶었다”며 “외국인들이 서촌의 골목을 거닐다 한국의 전통문화를 마주치는 작은 순간을 선물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초록색 털실로 성탄절 분위기를 담은 김도현씨(26)는 “서촌 거리를 걷는 시민들이 나무를 보고 기분 좋은 크리스마스를 보냈으면 한다”고 말했다.
작가들은 “뜨개질의 재미가 알려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송가원씨(26)는 “뜨개질은 제 인생에 없으면 안 되는 소중한 취미”라며 “뜨개의 아름다움과 따스함이 시민분들께 전달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수현씨(26)는 “뜨개질이 촌스럽거나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며 “시민분들이 작품을 통해 뜨개질에 관심 가져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에 시작한 프로젝트는 내년 2월27일까지 이어진다.
7일 서울 종로구 사직단 인근 서촌 거리에서 ‘얀바밍’ 작품이 전시돼 있다. 우혜림 기자
7일 서울 종로구 사직단 인근 서촌 거리에서 ‘얀바밍’ 작품이 전시돼 있다. 우혜림 기자
7일 서울 종로구 사직단 인근 서촌 거리에서 ‘얀바밍’ 작품이 전시돼 있다. 우혜림 기자
7일 서울 종로구 사직단 인근 서촌 거리에서 ‘얀바밍’ 작품이 전시돼 있다. 우혜림 기자
7일 서울 종로구 사직단 인근 서촌 거리에서 ‘얀바밍’ 작품이 전시돼 있다. 우혜림 기자
7일 서울 종로구 사직단 인근 서촌 거리에서 ‘얀바밍’ 작품이 전시돼 있다. 우혜림 기자
7일 서울 종로구 사직단 인근 서촌 거리에서 ‘얀바밍’ 작품이 전시돼 있다. 우혜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