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운데)가 지난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옆을 보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불법계엄 사과 거부’ 등을 둘러싼 당내 비판에 직면한 가운데 “많은 분들과 생각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제가 계획했던 타임라인에 따라서 가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노선을 고수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당내 반발 기류가 더욱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강성 지지층에게서 벗어나지 못하는 장 대표가 내년 지방선거의 리스크가 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장 대표는 전날 장예찬 전 최고위원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멸콩TV>에 출연해 “저만의 타임 스케줄과 저만의 계획을 가지고 가는 데 있어서 지금까지는 제 생각에서 크게 이탈하지 않고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꿋꿋하게 나아가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장 대표는 “대표 됐을 때부터 내년 지방선거까지 (당 노선을) 계속 중도, 지지층 5대5로 갈 수는 없지 않으냐”라며 “중도에서부터 우리 지지층까지 균형 있게 했다는 평가는 다 지나고 나서 내려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12·3 불법계엄 1년을 맞아 사과해야 한다는 의원들의 요구와 달리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계엄”이라고 정당화하는 메시지를 낸 것은 자신의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결정이라는 것으로, 당분간 이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당 지지층을 결집한 후 외연 확장에 나서야 한다는 게 장 대표 구상이다.
계파와 선수를 불문하고 나온 의원들의 공개 비판에도 장 대표가 ‘마이웨이’를 이어가자 당내 위기감은 커지고 있다. 반발을 넘어 장 대표 리더십에 기대 자체를 갖지 않는 냉소적인 분위기까지 감지된다. 한 영남권 의원은 “저런 식으로 자꾸 고집 피우면 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며 “(계엄 사과도) 타이밍을 다 놓쳐서 이제 장 대표가 뭘 할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한 수도권 의원은 “장 대표가 바뀌는 게 가능할지 모르겠다”며 “장 대표가 (노선을) 바꾸려고 하면 지지층들이 장 대표를 공격할 텐데, (결단을) 못 할 것”이라고 했다. 장 대표는 이달 말 열리는 보수 성향 유튜버들의 단체인 ‘대한민국자유유튜브총연합회’ 출범식 참석을 검토하는 것으로도 전해졌다.
장 대표는 이번주 의원들과의 오찬 등을 통해 당내 의견 수렴에 나서지만 의구심 섞인 뒷말이 나온다. 당 관계자는 “면담을 한다고는 하는데 과연 껄끄러운 사람들까지 만날까 싶다”고 말했다.
장 대표의 변화 의지는 이번달 최고위원회의에 보고될 예정인 당심 반영 비율을 높이는 지방선거 경선룰 ‘당심 70% 대 여론조사 30%’에 대한 입장에서 엿볼 수 있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이성권 의원은 페이스북에 “(당심 반영을 강화하는 안은) 민심에 역행하는 ‘정치적 자해행위’”라며 “잘못된 결정을 우리 스스로 바로잡아 합리적인 판단을 하는 정당으로 국민 앞에 설 수 있도록 하자”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