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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위 없는 언동, 떨어지는 신뢰

입력 2025.12.07 20:19

법조윤리 교과서의 설명을 빌리면, 변호사의 행동원칙은 ‘만약 의뢰인 자신이 변호사였다면 택하였을 최선의 행동방침을 의뢰인을 대신하여 실행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법정에서 변호사가 하는 말은 곧 의뢰인의 말이다.

의뢰인은 양식 있는 사람들에게서 비난받을 짓을 하는 변호사를 신뢰하지 않는다. 의뢰인이 법에 맞추어 자기 입장을 주장하고자 하는데도 변호사가 법정 안팎에서 막말과 무례한 언동을 한다면 그것은 의뢰인에 대한 배임이다. 만약 의뢰인의 동의나 양해 아래 변호사가 그런 언동을 한다면, 그들은 사법 시스템 내에서의 정당한 법적·사실적 주장을 포기하고 어차피 볼 장 다 봤으니 화풀이나 하자고 달려드는 것이다. 혹시 막말이나 소동을 효과적인 변론 방식으로 삼고자 한다면 그것은 변론의 전략적 실패다.

내란죄 기소 김용현의 변호인들
법정에서 막말 매우 개탄스러워
변호사의 품위를 내팽개친 비행
결국 손해 보는 사람은 의뢰인

우리나라의 변호사윤리규약 제35조는 변호사가 사법권을 존중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실상 이런 규범은 세계 공통이다. “판사 등 사법제도에 봉사하는 사람들에 대한 존중”(미국), “법원에 대한 적절한 존경과 예의의 유지”(유럽연합), “법원 등에 대한 정중함 유지와 법정 모독적 언행의 금지”(영국) 등이 그 예다. 이는 법관 개인에 대한 예의 지킴을 넘어, 법과 법질서를 존중한다는 직업적 인식의 외부적 천명이다.

내란죄로 기소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변호인인 이하상, 권우현 변호사가 지난 11월19일 한덕수 전 총리에 대한 내란 재판에서 벌인 소동과 이들이 취한 후발적 행동은 매우 개탄스럽다. 법정에서의 소송지휘권과 변론권의 충돌을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가를 두고는 법원이나 변호사의 입장에 따라 의견이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이 변호사 등의 변론권 침해 주장은 부당하다. 이들은 증인으로 나온 김 전 장관의 ‘신뢰관계인’으로 동석하겠다고 주장하면서 이를 변론권으로 내세웠다. 형사소송법 제163조의2에서 말하는 신뢰관계인이란 “범죄로 인한 피해자를 증인으로 신문하는 경우 증인의 연령, 심신의 상태, 그 밖의 사정을 고려하여 증인이 현저하게 불안 또는 긴장을 느낄 우려가 있다고 인정하는 때”에 “피해자와 신뢰관계에 있는 자”를 법원의 허가로 증인신문 시 동석하게 하는 소송관계인이다. 그 전형적 예는 성폭력죄의 피해자가 증인을 설 경우 동석하는 경우다. 그런데 문제가 일어난 사건에서 김 전 장관은 피해자로 출석한 것이 아니었던 만큼 재판부의 동석 불허 결정은 당연한 것이었다. 이 변호사 등은 방청권마저 없었다. 따라서 변론권 침해는 당초부터 운위할 여지가 없다.

권 변호사가 감치재판에서 “해보자는 겁니까. 공수처에서 봅시다”라고 말한 것이나, 이 변호사가 유튜브 방송에서 감치를 명한 이진관 부장판사를 지목하여 “주접떨지 말고 재판이나 잘해라”라고 한 것 등도 고약하기 이를 데 없다. 그 정도 언사에 감치나 고발까지 하는 것은 심하지 않은가라고 내게 말하는 사람이 있었기에, 거북하지만 이 변호사가 다른 유튜브 방송에서 한 말을 그대로 옮겨본다. “판사들이 얼마나 타락했는지 진관이가 대표적인 케이스죠. 그 친구가 그자가 그 선수가 그놈이 대표적인 케이스인데, 그걸 또 한다고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또 그걸 감싸고 도는 꼬라지를 보니까 참 한심하기가 짝이 없습니다.” “진관이 저놈, 저런 어리버리한 놈한테 제가 진짜 저놈한테 딱 가서 욕하면 오줌 싸면서 자빠집니다. 요런 놈은 조롱해 줘야죠. 마구니 아닙니까.”

다시 변호사윤리규약으로 돌아와 보면, 그 제5조는 “변호사는 품위를 유지하고 명예를 손상하는 행위를 하지 아니한다”라고 되어 있다. 변호사 징계 때마다 적용 규칙으로 늘 등장해서 남용의 비난을 받기도 하지만, 이것을 징계의 근거 규정으로 삼아 심지어 사생활의 비리까지 규율하는 것은 변호사 직무의 공공성에 대한 공중의 신뢰를 지키기 위함이다. 이 변호사 등의 발언은 변호사의 품위를 내팽개친 비행이고 전문직업인으로서의 자질을 의심케 하는 폭언이다.

나는 법정이 신성하다는 상투적 언명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러나 법정은 질서와 엄정함을 유지해야 한다. 영미식으로 말하면 변호사는 법원의 역원(役員)이다. 열성적 변호는 변호사의 덕목이지만 그것이 질서나 엄정을 해칠 수는 없다. 법정이 희화화되면 재판받는 사람의 안전과 권리 보호가 위태롭게 된다. 그런 행동으로 정작 손해를 보는 사람은 의뢰인인 피고인이다. 변호사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고 의뢰인의 권리 보호를 저버린 두 변호사에게는 합당한 제재가 내려져야 마땅하다.

*지난 7년간 ‘청안백안’을 읽어 주신 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정인진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

정인진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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