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단으로 파크골프장이 조성되고 있는 대전 갑천 하류 하천부지에 불법행위를 경고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대전충남녹색연합 제공
전국 509개 중 258곳 하천 입지
난개발 우려에 무단점용 사례도
3년간 수해 복구에 ‘70억’ 투입
“점용허가 기준 손봐야” 목소리
파크골프장 인기에 전국적으로 조성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일반 골프장과 달리 조성 방식이 단순해 접근성이 높지만 곳곳에 우후죽순으로 들어서면서 부작용도 뒤따르고 있다.
7일 대한파크골프협회에 따르면 2021년 6만4000명 수준이던 회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18만3788명으로 늘었다. 한 해 평균 40% 이상 늘어나면서 3년 만에 회원 수가 3배 가까이로 증가한 것이다.
전국에 조성된 파크골프장 수도 계속 늘고 있다. 2020년 약 250개 수준이던 파크골프장 수는 지난해 말 411개까지 증가했다. 지자체들도 87홀·108홀 등 ‘국내 최대’를 내세우며 파크골프장 조성에 열을 올리고 있다.
대전 서구도 최근 도심 하천인 유등천변에 있는 9홀짜리 파크골프장을 18홀로 확장하는 공사에 착수했다. 내년 4월까지 공사를 마치고 전국대회 개최가 가능한 규모의 파크골프장을 갖추겠다는 계획이다. 이 사업은 환경단체와 의회의 반대로 예산을 받지 못해 지연되다 지난 9월 추가경정예산을 확보해 추진 중이다. 서구는 향후 하천부지에 추가로 파크골프장을 만들기 위해 환경당국과 사전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대전에는 유등천 외에도 갑천 2곳 등 도심하천에 총 5개의 파크골프장이 있다. 자치구마다 추가 조성 계획까지 검토 중이다. 시민들이 모두 누려야 할 도심하천이 파크골프장 조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이다. 서구 관계자는 “도심에서는 하천변 말고는 넓은 부지를 확보하기 힘들다”며 “설령 넓은 부지가 있어도 매입비가 많이 들어 다른 장소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하천변에 불법으로 파크골프장을 만드는 사례도 나타난다. 대전시하천관리사업소는 최근 유성구파크골프협회가 갑천 하류에서 하천 점용허가를 받지 않고 무단으로 억새밭을 제거한 뒤 파크골프장 조성 공사를 진행한 사실을 확인에 경찰에 고발했다.
파크골프 인기에 따른 부작용은 전국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박정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국 지방자치단체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올해 전국에 조성된 파크골프장은 509개까지 늘어났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인 258곳이 하천부지에 자리하고 있다.
하천부지에 조성된 파크골프장은 관리 문제를 야기한다. 박 의원이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지난 7월까지 전국에 있는 파크골프장에서 풍수해로 인해 165건의 골프장 침수와 파손 사고 등이 발생했고, 복구 비용으로만 약 70억원이 들어갔다.박 의원은 “많은 파크골프장이 하천부지에 조성돼 있다보니 호우 등 풍수해에 취약하고, 수억원씩 들여 조성한 골프장에 다시 수십억원의 복구비용이 들어가고 있다”며 “기후위기로 집중호우 등의 피해가 증가하는 만큼 파크골프 하천 점용허가 기준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환경 문제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대전충남녹색연합 관계자는 “도심하천은 홍수기에 저류지 역할을 하고, 도심 속 야생생물의 서식처가 된다”며 “하천부지에 조성된 파크골프장은 홍수 위험을 증가시키고, 농약과 화학비료 사용으로 수질과 하류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시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