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순 전 대통령비서실 총무비서관이 2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2025년 국정감사에 출석해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재순 전 대통령비서실 총무비서관이 지인의 부탁을 받고 국가안보실 인사를 청탁하면서 “대통령 친분”을 언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국가안보실 2차장이었던 임종득 국민의힘 의원은 이 인사 청탁을 승낙해 해당 인물을 부정 선발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는 임 의원과 윤 전 비서관에 대해 직권남용 등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9일 경향신문이 국회를 통해 확보한 임 의원과 윤 전 비서관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 공소장을 보면, 윤 전 비서관은 2023년 지인으로부터 A중령을 등용해달라는 인사청탁을 받았다고 한다. “A중령이 육사 출신이 아니라 진급에서 계속 밀린다. 대통령실이나 안보실에 가면 진급이 잘 될 것 같으니 그쪽에 넣어달라”는 취지였다.
특검은 윤 전 비서관이 같은 해 8월 자신의 사무실에서 임기훈 전 국방비서관을 만나 이를 전한 것으로 파악했다. 윤 전 비서관은 “윗선으로부터의 부탁”이라며 “A중령을 국가안보실에 근무할 수 있게 해달라”라고 청탁했다고 한다. 또 “A중령의 부친은 대통령과도 친분이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임 의원은 임 전 비서관에게서 이런 내용을 보고받고 “그렇다면 해줘야겠다”고 승낙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청탁은 한 달 뒤 실제 인사에 반영된 것으로 나타났다. 공소장에 따르면 임 전 비서관은 손광제 당시 안보실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장에게 A중령을 센터에서 일할 파견 근무자로 뽑으라고 지시했다. 손 전 센터장이 센터의 기능과 역할, 업무 성격 등을 이유로 파견 선발을 반대하자, 임 의원이 직접 손 전 센터장에게 “A중령을 뽑을 수밖에 없다. 거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태용 당시 국가안보실장도 센터장에게 “국방비서관 의견대로 하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후 A중령은 파견자 면접 절차 등을 통해 최종 후보자로 선발됐다. 특검은 이 과정에서 임 의원이 면접 결과 등을 직접 보고받았다고도 본다.
특검은 이런 정황을 바탕으로 지난 8일 윤 전 비서관과 임 의원을 직권남용 및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다만 임기훈 전 비서관은 사건에 대해 충실히 진술한 점 등을 고려해 특검법상 수사 조력자 감면 제도에 따라 기소유예 처분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