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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지난 3월 경북 산불 피해 주민 10명 중 6명은 여전히 컨테이너 등 임시 주거시설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80.2%는 '특별법 내용을 알지 못했다'고 했고, 내용을 인지하고 있는 주민의 68.9%는 '입법 과정에서 피해 주민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김서린 '우리함께' 활동가는 "산불 수습 과정에서 정보 접근의 제한과 절차적 배제라는 심각한 권리 침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향후 피해지원 및 재건위원회에서 피해 주민의 참여를 보장하고 당사자가 납득할 수 있는 복구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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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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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9개월 지났지만…피해주민 10명 중 6명 컨테이너에 산다

입력 2025.12.09 16:42

  • 반기웅 기자
  • 기사를 재생 중이에요

경북 안동시 일직면 주민이 지난 3월 30일 불에 탄 집에서 검게 그을린 동전들을 줍고 있다. 안동|권도현 기자

경북 안동시 일직면 주민이 지난 3월 30일 불에 탄 집에서 검게 그을린 동전들을 줍고 있다. 안동|권도현 기자

지난 3월 경북 산불 피해 주민 10명 중 6명은 여전히 컨테이너 등 임시 주거시설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 주민 대부분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에 준하는 심리적 불안에 시달리고 있지만, 70%가량이 이전 소득의 절반 수준도 회복하지 못했다.

그린피스·녹색전환연구소·재난피해자권리센터 ‘우리함께’가 9일 공개한 ‘2025 경북 산불 피해주민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62.4%는 컨테이너 등 임시 주택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는 경북 안동·의성·영덕 지역 산불 피해 주민 30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와 심층 면접을 통해 이뤄졌다.

주택 피해를 입은 주민의 17.7%는 주택 복구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고 답했다. 주된 이유로는 비용 부족(42.1%)을 꼽았다. 감가상각을 적용한 현행 피해 지원금만으로는 실제 주택 신축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워, 피해 주민들이 새 주거지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산불로 주택을 잃은 주민의 84.2%는 자가 주택(토지 소유) 보유자였다.

소수에 해당하는 임대 거주자가 받은 보상 수준은 더 낮다. 현행 피해 지원 체계가 소유권 중심으로 설계된 탓이다. 임대 거주 피해자의 46.2%는 피해 보상 과정에서 차별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임대 거주 피해자 A씨(경북 의성군)는 “나는 세입자여서 500만원만 지원받았다”며 “가재도구나 전자제품, 살림살이에 대한 지원은 전혀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경북 산불 피해주민 37.3% 산불 이전 대비 소득 수준 10% 밑돌아

산불 피해 주민의 소득도 회복되지 못했다. 산불 이전 대비 소득 회복 수준을 물었더니 37.3%가 ‘10% 미만 회복’에 그쳤다고 답했다. 10~30% 회복은 11.8%, 30~50% 회복은 21.9%, 50~80% 회복은 18.0%였다. 80~100% 회복은 11.0%에 불과했다.

산불은 주민들의 마음에도 상처를 남겼다. 피해 주민 298명을 대상으로 사건충격척도(IES-R)를 측정했한 결과, 약 87%가 PTSD 의심 수준(25점 이상)에 해당했다. IES-R은 외상 사건 이후 나타나는 침투, 회피, 과각성 증상을 측정하는 도구로 일반적으로 25점 이상일 경우 PTSD 의심·고위험 수준에 해당하는 것으로 본다.

산불 피해주민 실태조사

산불 피해주민 실태조사

심리적 불안 속에서 보상을 둘러싼 주민들의 갈등도 한층 격화됐다. 응답자의 51.7%는 복구 과정에서 이웃 간 갈등이 발생하거나 이를 목격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갈등의 주요 원인은 ‘지원금 배분 기준 불공정’(52.0%), ‘지원 수준 자체의 부족’(17.6%), ‘피해 지원 복구 과정에 대한 정보 부족’(14.9%) 순이었다.

피해 지원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아 주민 간 갈등을 부채질하고 있다. 산불 피해 복구 지원비를 수령한 피해 주민의 70.0%는 보상비 산정 근거를 알지 못했다.

전국 각지에서 모금된 민간 성금에 대한 정보는 불투명했고, 전달 과정도 주먹구구식이었다. 응답자의 48.1%는 ‘이웃 또는 이장’을 통해 산불 성금 정보를 전해 들었다. 성금 관련 정보가 ‘비공식 관계망’을 통해 전달되다 보니 피해 주민 대부분은 정확한 성금 규모와 배분 과정, 사용 내역을 알지 못했다.

피해자 지원을 위해 만든 ‘경북·경남·울산 초대형산불 피해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에서도 피해 주민의 목소리는 배제됐다. 전체 응답자의 80.2%는 ‘특별법 내용을 알지 못했다’고 했고, 내용을 인지하고 있는 주민의 68.9%는 ‘입법 과정에서 피해 주민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김서린 ‘우리함께’ 활동가는 “산불 수습 과정에서 정보 접근의 제한과 절차적 배제라는 심각한 권리 침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향후 피해지원 및 재건위원회에서 피해 주민의 참여를 보장하고 당사자가 납득할 수 있는 복구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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