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윤영·주형철·홍원표
내부선 “회사의 역학관계 반영”
노조 “제대로 검증 됐는지 의문”
무단 소액결제·해킹 사태로 위기를 겪고 있는 KT가 차기 사장 후보를 3명으로 압축했다.
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차기 사장 최종후보로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 주형철 전 SK커뮤니케이션즈 대표, 홍원표 전 SK쉴더스 대표를 선정했다고 9일 밝혔다. 지난달 접수된 33명을 대상으로 서류심사와 비대면 면접 등을 실시한 결과다. KT 내부에선 “회사를 둘러싼 역학관계가 고스란히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후보별 이력을 보면, 주형철 후보는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 경제보좌관을 지냈고 현 정부 국정기획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했다. SK커뮤니케이션즈 대표 시절 싸이월드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발생해 KT의 해킹 수습 책임자로 적절한지에 대한 의문이 나온다. 여권 추천설이 제기되면서 ‘낙하산 논란’ 재연 가능성도 거론된다.
박윤영 후보는 KT B2B(기업 간 거래) 분야에서 성과를 인정받은 인물로 2019년과 2023년 3월·7월에 이어 네 번째 도전이다. 전직 임원진과의 관계가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홍원표 후보는 SK쉴더스 대표를 지낸 정보기술(IT) 전문가다.
KT 안팎에서는 또다시 외풍에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사후보추천위는 이날 ‘기업경영 전문성’ ‘산업 전문성’ ‘리더십’ ‘커뮤니케이션 역량’ 등 심사 기준을 밝혔으나, 최종 후보군이 KT 내외부 권력 구도를 반영한 결과라는 분석이 적잖다.
KT의 전신은 한국통신으로, 2002년 민영화 이후 사장 교체기마다 외부 권력의 개입과 내부 파벌 경쟁이 얽히며 진통이 반복돼왔다.
이석채 전 회장은 이명박 정부와의 밀접한 관계가 논란이 됐고, 황창규 전 회장은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 인사 개입 의혹이 불거졌다. 구현모 전 대표는 윤석열 정부의 압박 속에 연임이 무산됐다는 평가가 나왔으며, 김영섭 대표도 선임 과정에서 윤석열 정부 ‘낙하산’ 논란을 피하지 못했다.
KT 새노조 관계자는 “이사후보추천위가 뒤늦게 심사 기준을 제시하긴 했으나 지나치게 두루뭉술해 제대로 된 검증이 이뤄졌는지 판단하기 어렵다”며 “각 후보에 대해 제기된 우려와 의혹을 어떻게 검토했는지 투명하게 밝힐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KT 이사후보추천위는 세 후보를 대상으로 심층면접을 진행해 연내 최종 후보 1인을 선정할 계획이다. 최종 사장 후보는 내년 3월 주주총회를 통해 KT 대표이사로 공식 선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