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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지난해 3월7일, 저는 대구교도소 면회실에서 한 수감자를 인터뷰하고 있었습니다.

연령과 지역 분포에서 드러나듯, 이주배경인구는 한국에서 활발하게 노동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주노동자들은 주로 공단이나 소규모 제조업, 농·어촌, 건설현장, 식당·숙박업소 등에서 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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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명 중 1명 ‘이주배경’ 이웃인데···아직도 혐오하고 차별하고

입력 2025.12.10 07:00

  • 조해람 기자
  • 기사를 재생 중이에요

이주민들이 충북 음성군 거리를 거닐고 있다. 권도현 기자

이주민들이 충북 음성군 거리를 거닐고 있다. 권도현 기자

지난해 3월7일, 저는 대구교도소 면회실에서 한 수감자를 인터뷰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2023년 8월25일 이주노동자들을 태운 통근버스를 몰던 중 법무부 출입국단속반의 폭력적인 포위 단속을 당하자, ‘이주노동자들을 구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단속차량을 들이받아 징역형을 받고 복역 중이었습니다(지금은 2년의 형기를 마쳤습니다). 면회실 아크릴판 너머로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걔들(이주노동자) 없으면 일을 못 하는 게 지금 대한민국인데 보듬고 가야죠. 걔들이 칼을 들었나요? 그런 거 아니잖아요. 인간입니다, 걔들.”

지난해 이주배경인구 비율이 5%를 넘어섰다는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의 최근 발표를 보면서 문득 그가 떠올랐습니다. 이주민은 늘어나는데 그들이 노동현장과 일상생활에서 겪는 부당한 대우는 아직 그대로인 듯해서입니다. 그와의 인터뷰 이후에도 차별과 혐오의 농도는 조금도 옅어지지 않은 것 같고요. 오늘 점선면은 한국 사회가 이주민 이웃들과 ‘함께 살 준비’가 됐는지 돌아보겠습니다.

이주배경 이웃에게 한국이란?

지난해 11월 기준 국내 이주배경인구가 전년 대비 13만4000명 늘어난 271만5000명으로 집계됐다고 국가데이터처가 지난 8일 밝혔습니다. 전체 인구 중 차지하는 비율은 5.2%. 20명 중 1명은 이주배경인구인 셈입니다. 이주배경인구란 외국인과 귀화자, 이민자 2세 등 ‘본인이나 부모 중 적어도 1명이 이주배경을 가진 사람’을 뜻합니다. 외국인이 204만3000명(75.2%), 내국인이 67만2000명(24.8%)이었습니다.

15~64세 생산연령인구가 222만3000명(81.9%)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는데요. 30대가 66만명(24.3%), 20대가 57만명(21.0%), 40대가 41만9000명(15.4%)이었습니다. 지역별로 보면 경기도가 88만7000명(32.7%)으로 가장 많고 서울 47만5000명(17.5%), 인천 18만명(6.6%), 충남 17만6000명(6.5%), 경남 16만8000명(6.2%) 등이었습니다. 수가 가장 많은 곳은 경기 안산시(11만3000명), 지역 인구 대비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전남 영암군(21.1%)이었습니다.

연령과 지역 분포에서 드러나듯, 이주배경인구는 한국에서 활발하게 노동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주노동자들은 주로 공단이나 소규모 제조업, 농·어촌, 건설현장, 식당·숙박업소 등에서 일합니다. 힘들고 열악해서 한국인 정주민들이 기피하는 업종들입니다. 이런 일자리가 많은 경기도 외곽이나 비수도권 도시는 이주민이 없으면 지역사회 자체가 굴러가지 않습니다. 글 첫머리에서 언급한 대구의 통근버스 기사가 “걔들 없으면 일을 못 한다”고 말한 이유입니다. 정부가 이주노동자 규모를 계속 늘리는 것도 이런 ‘일자리 미스매치’와 무관하지 않고요.

이주민들은 꼭 필요한 일을 하는데도 제대로 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수많은 농촌 이주노동자들이 화장실도 없는 비닐하우스나 가건물에서 살고, 폭언·폭행을 당해도 사업장을 옮기기 어렵습니다. 최저임금 미지급과 과로, 각종 인권침해도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고용도 불안정합니다. 지난해 6월 공장 화재로 23명이 숨진 ‘아리셀 참사’ 희생자 대부분은 불법파견 형태로 일하던 이주노동자였습니다.

열악한 처우를 개선하지 않고 이주노동자의 일손에 의존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건설현장이 대표적입니다. 다단계 하도급을 거치면서 공사비는 계속 깎이고, 저비용으로 촉박한 공사기간을 맞추기 위해서는 저임금·고강도 노동을 감당할 이주노동자를 찾게 됩니다. 지난 정부에서 조선소 이주노동자를 크게 늘린 것도 노동조건을 개선하지 않고 인력 부족을 해결하려는 꼼수에 가까웠습니다.

비인간적인 노동환경을 견디다 못해 사업장을 이탈하면 ‘미등록 이주노동자’가 됩니다. 그러나 정부는 그들이 왜 미등록 신세가 됐는지 들여다보고 노동환경을 개선하기는커녕, 추방·단속에만 집중해 왔습니다. 무리한 단속으로 다치거나 죽는 이들까지 나옵니다. 지난 10월에도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을 명분으로 이뤄진 단속으로 20대 베트남인 노동자 뚜안씨가 공장 3층에서 추락해 숨졌습니다.

지난달 30일 이주노동자차별철폐네트워크 주최로 열린 ‘더 이상 죽이지 말라 강제단속 중단하라’ 오체투지에서 고 뚜안씨의 유족 등 활동가들이 오체투지 하며 정부서울청사로 향하고 있다. 정효진 기자

지난달 30일 이주노동자차별철폐네트워크 주최로 열린 ‘더 이상 죽이지 말라 강제단속 중단하라’ 오체투지에서 고 뚜안씨의 유족 등 활동가들이 오체투지 하며 정부서울청사로 향하고 있다. 정효진 기자

오프라인으로까지 번진 이주민 혐오도 심각합니다. 보수·극우단체는 혐중시위를 열며 거리를 행진합니다. 한 극우 정치인은 미등록 이주노동자를 사적으로 체포하고 다니다가 징역형을 받기도 했습니다. 국민의힘 등 정치권이 혐오를 부추기는 면도 있고요.

정치가 나서서 차별과 혐오를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짱깨주의의 탄생>을 쓴 김희교 광운대 교수는 주간경향 인터뷰에서 “한국은 인종주의 국가의 초입에 와 있다. 아프리카 난민, 동남아 국민, 조선족을 대하는 방식을 보면 이미 확연한 인종주의 국가”라며 “이 문제를 방관하면 건강하지 못한 나라가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는 이어 “차별금지법이나 적어도 ‘외국인 혐오 금지법’ 정도는 국회에서 통과시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주노동자를 ‘일손’으로만 보는 정책적 관점을 벗어날 필요도 있습니다. 이를테면 그들을 ‘우리 대신 힘든 일을 해 줄 고마운 분들’로만 보는 시각도 문제적일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주민이라고 안 좋은 일자리에서 일해도 되는 건 아닐뿐더러, 그런 관점으로는 열악한 일자리의 노동환경을 개선할 수도 없죠. 국적과 관계없이 어떤 일자리에서도 정당한 대우를 받으며 자신의 삶을 꾸려나갈 수 있어야 합니다. 누구든 ‘일손’이 아니라 ‘사람’으로 대접받는 사회가 결국 모두에게 좋은 사회일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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