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묘 너머로 보이는 세운상가와 재개발 구역. 연합뉴스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서울 종묘에 유네스코가 권고한 세계유산영향평가를 받도록 규정하는 법적 근거인 ‘세계유산의 보존·관리 및 활용에 관한 특별법’(세계유산법) 시행령 개정안이 내년 상반기 공표된다. 서울시의 종묘 앞 세운4구역 초고층 빌딩 건설 허용 논란 등 종묘·조선왕릉 등 세계유산 주변에서 반복돼 온 개발 논란을 제도적으로 정비하기 위한 조치다.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추진 계획’ 브리핑 후 기자들과 만나 “최근 국토교통부와 세계유산법 시행령 개정안 협의를 마쳤으며, 내년 1월 20일까지 4주간 재입법 예고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법제처 심사를 거쳐 내년 3월 이내 공표할 예정이다.
개정안은 세계유산영향평가의 대상 사업, 평가항목, 절차, 평가기관 등을 구체적으로 규정할 예정이다. 그간 세계유산법에서는 세계유산영향평가 실시 요건 등이 명시돼 있었으나 국토부 등의 반대로 하위 법령인 시행령에는 아직 세계유산영향평가 관련 내용이 담기지 않았다. 서울시는 이를 문제 삼아 세운4구역에 세계유산영향평가가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내 왔다.
국가유산청은 ‘문화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문화유산법) 관련 고시를 고쳐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 밖에서도 세계유산영향평가를 명령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추가하는 방안을 추가할 예정이다. 필요할 경우 역사문화환경 보존 지역(지정문화유산 500m 이내) 밖에서도 국가유산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개발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다만 고시의 구체적인 내용은 확정되지 않았다.
국가유산청은 또 이달 중 종묘 일대 19만4000여 ㎡ 공간을 ‘세계유산지구’로 확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행 세계유산법에 따르면 국가유산청장은 필요한 경우 세계유산지구를 지정해 관리할 수 있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세계유산지구로 지정되면 유산영향평가의 공간적 범위 대상이 설정되므로 종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업에 영향평가를 요청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가유산청, 서울시, 문화체육관광부 등의 국장급 인사들이 지난 5일 관계 기관 조정회의를 가졌다고 허 청장은 전했다. 그는 “(세운4구역에 대한) 유산영향평가를 시 쪽이 받을지, 안 받을지는 합의하지 않았으며 큰 틀에서만 이야기를 나눴다”면서 이후 최휘영 문체부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이 참여하는 조정회의 개최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