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년간 화목보일러·난로 화재 200건 발생
대형산불로 이어지는 사례도 있어 ‘바짝’ 긴장
지난 11월 8일 새벽 강원 횡성군 우천면의 한 주택에서 화목난로 관리 부주의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하자 소방대원들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강원도소방본부 제공
겨울철을 맞아 강원도 지자체와 소방당국이 앞다퉈 ‘화목보일러’에 대한 특별 관리에 나서고 있다. 화목보일러의 화재 발생 위험이 크고, 산불로 이어지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담 관리자를 지정해 매월 1회 이상 화목보일러 사용 가구를 직접 방문해 안전 점검을 시행하는 지자체도 있다.
10일 강원도소방본부에 따르면 도내 18개 시·군에서 난방용으로 화목보일러를 사용하는 가구는 홍천 445곳, 강릉·양양 각 437곳, 인제 351곳, 횡성 347곳, 평창 318곳, 정선 306곳 등 3848곳이다. 도심지역인 춘천도 283가구가, 원주도 131가구가 화목보일러를 사용한다.
겨울철이 되면서 지자체들은 화목보일러 안전점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강원도에선 지난 2022년부터 올 10월까지 난방용 화목 보일러·난로로 인한 화재가 200건(보일러 110, 난로 90) 발생해 5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치는 등 15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재산피해도 37억여 원에 달한다.
지난 11월 8일 새벽 강원 횡성군 우천면의 한 주택에서 화목난로 관리 부주의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하자 소방대원들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강원도소방본부 제공
지난달 8일에도 새벽 횡성군 우천면의 한 주택에서 화목난로 관리 부주의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해 방과 주방에 있던 A씨(84)와 B씨(78) 등 노부부가 숨졌다. 앞서 지난달 5일 강릉시 왕산면 한 주택에서도 화목 보일러 연통 과열로 인한 화재가 발생해 구조물 전체가 모두 소실되기도 했다.
2020년 5월 고성군 한 주택에 설치된 화목보일러에서 발생한 화재는 대형 산불로 이어지면서 산림 123㏊가 잿더미가 되기도 했다. 이는 축구장 면적의 172배에 달하는 규모다.
강원도소방본부 관계자는 “산림과 인접해 있는 화목 보일러 사용 가구에서 불이 나면 산불로 확산할 위험이 크나 설치와 사용에 대한 별도 규정이 없어 예방 관리가 어렵다”라며 “관리가 조금만 소홀해도 큰 화재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주변 가연물을 제거하고, 단열재를 설치하는 등 안전 조치에 특히 신경 써야 한다”라고 말했다. 강원소방본부는 2021년부터 화목보일러 가구에 ‘간이 스프링클러’를 무료로 설치해 주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소방당국은 최근 건조 특보와 강풍 특보가 이어지는 동해안 지역에 영서 지역의 진화 인력과 소방차량 등을 전진 배치하기도 했다. 사용 가구를 대상으로 주변 가연물을 없애고, 정기적으로 연통 등을 청소해 달라고도 요청했다.
과거 대형산불을 겪은 강원 강릉시는 산불감시원 116명과 마을 이·통장 111명을 아예 전담관리자로 지정했다. 매월 1회 이상 화목보일러 사용 가구를 직접 방문해 안전 점검을 하고, 사용 수칙을 안내하는 ‘화목보일러 지역 담당제’다. 산림과 인접한 화목보일러 사용 가구에는 재처리 용기 500개를 긴급 보급하기도 했다.
동해시와 양양군도 화목보일러 사용 가구를 대상으로 방문 조사를 벌이며 과열, 불완전 연소, 연통 틈새로 인한 화재 발생 위험 등에 대한 안내를 강화하고 있다. 심광진 동해시 녹지과장은 “화목보일러 사용 가구에서는 안전수칙을 철저히 지키고, 특히 재처리에 특별히 주의해 주시기 바란다”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