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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미국이 주도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에서 미국의 경제적 이권과 연계한 우크라이나 전후 재건 구상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0일 미국이 향후 우크라이나 재건 과정에서 2000억달러 규모의 러시아 동결 자산을 직접 운용하겠다는 내용을 평화협정안 문서에 담았다고 보도했다.

문서에는 러시아 동결 자산 중 1000억달러는 미국 주도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나머지는 우크라이나에서 공동 사업을 할 미·러 기금에 투자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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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장삿속 담긴 ‘우크라 전후 재건안’, 유럽은 난색···또 다른 걸림돌 되나

입력 2025.12.11 15:53

수정 2025.12.11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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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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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8일(현지시간) 종전협상 관련 논의를 하기 위해 방문한 영국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 관저에서 발언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8일(현지시간) 종전협상 관련 논의를 하기 위해 방문한 영국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 관저에서 발언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미국이 주도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에 미국의 경제적 이권과 연계된 우크라이나 전후 재건 구상이 포함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여기에는 ‘러시아의 국제무대 복귀’ 방안도 맞물려있어 유럽의 반발이 예상된다. 종전 협상 과정에서 우크라이나 영토와 안전보장 문제뿐만 아니라 재건 계획이 또 다른 쟁점으로 떠오를지 주목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현지시간) 미국이 향후 우크라이나 재건 과정에서 2000억달러(약 294조원) 규모의 러시아 동결 자산을 직접 운용하겠다는 내용을 평화협정안 문서에 담았다고 보도했다. 문서에는 러시아 동결 자산 중 1000억달러(약 147조원)는 미국 주도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나머지는 우크라이나에서 공동 사업을 할 미·러 기금에 투자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미국 주도 재건 사업의 이익 50%는 미국이 가져가기로 했다.

그 밖에 우크라이나에 대규모 데이터 센터를 건설하는 방안도 포함됐는데, 러시아군이 점령 중인 자포리자 지역 원자력발전소에서 전력을 공급하기로 했다. 미국은 구체적으로 우크라이나 참전 병사들이 데이터센터에서 일자리를 얻고, 실리콘밸리 수준의 연봉을 받는 방안도 제시했다고 WSJ는 전했다. 또 미국 기업들이 희토류 추출에서 석유 시추까지 핵심 전략 분야에 투자하고 서유럽 등에 대한 러시아산 에너지 수출 복원을 돕겠다는 제안도 담겼다.

우크라이나 북동부 하르키우의 북살티프카 지역에서 러시아의 공격으로 크게 무너진 주거용 건물이 지난 9월29일(현지시간) 철거되고 있다.  이호르 테레호프 하르키우 시장은 이 자리에 새 주택을 건설할 것이라고 밝혔다. EPA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북동부 하르키우의 북살티프카 지역에서 러시아의 공격으로 크게 무너진 주거용 건물이 지난 9월29일(현지시간) 철거되고 있다. 이호르 테레호프 하르키우 시장은 이 자리에 새 주택을 건설할 것이라고 밝혔다. EPA연합뉴스

미국의 이러한 구상은 미국이 우크라이나 재건 과정에서 발생하는 경제적 이권을 챙기고, 그동안 고립돼온 러시아를 글로벌 시장 경제로 복귀시키겠다는 청사진으로 요약된다. 러시아 동결 자산을 무이자 ‘배상금 대출’ 형식으로 우크라이나 지원에 활용하고, 러시아의 경제적 고립을 공고히 하려던 유럽의 계획과는 정면으로 배치된다. 유럽은 그동안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고 러시아의 전쟁 자금줄을 끊기 위해 러시아산 가스 수입을 금지해왔다.

유럽 관계자들은 미국의 구상을 확인하고는 가자지구를 ‘중동의 리비에라’로 만들겠다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구상과 다를 게 없다고 반발했다. 한 당국자는 “제2차 세계대전 후 승전국이 유럽을 나눴던 얄타회담과 같다”고 WSJ에 말했다. 유럽은 특히 미국의 이런 개입이 러시아 경제에 숨통을 틔워주고, 군비 증강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프랑스·독일 정상들은 지난 8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담에서 미국 측 구상을 두고 회의적이라는 의견을 나눴다고 WSJ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영·프·독 정상들과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에 관해 통화했다며 “작은 의견 불일치가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이 어떤 답변을 가져오는지에 따라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WSJ는 “종전 협상 테이블에서의 갈등은 단순히 국경 문제가 아니라 경제 이권 문제로 확장되고 있다”며 “유럽 대륙의 경제 지형을 근본적으로 바꿀 가능성이 있는 문제인 만큼, 러·우크라이나 갈등은 오랜 동맹관계인 미국과 유럽 간 대립으로도 번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 8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 관저에서 회의를 마친 후 대화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 8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 관저에서 회의를 마친 후 대화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스티브 윗코프 미 중동특사,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등과 함께 우크라이나 전후 재건 계획에 관한 첫 실무회의를 했다. 그는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 래리 핑크 블랙록 최고경영자(CEO)도 동석한 회의에서 “경제 관련 문서의 원칙이 선명해졌으며, 우리의 입장은 미국과 완전히 일치한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는 월가 거물 핑크 CEO가 참석한 점도 주목받았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2022년부터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한 투자 유치를 시도하다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불확실성 확대’를 이유로 중단한 바 있다. 핑크 CEO의 이날 회의 참석은 블랙록이 다시 재건 기금 마련에 나서는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미국 측은 월가 등이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참여해 러시아 동결 자산을 직접 운용할 경우 8000억달러(약 1176조원)까지 자산을 불릴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동안 유럽과 함께 다듬은 새 종전안도 이날 미국에 전달했다. 트럼프 정부가 처음 마련한 ‘28개 조항 종전안’을 토대로 우크라이나가 유럽과 협의해 역제안한 이번 수정안에는 북대서양조약기구식 집단 방위로 우크라이나의 전후 안전을 보장해달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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