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차도, 11개월 만에 공식 석상
지지자 향해 인사 올해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베네수엘라의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가 11일(현지시간) 노르웨이 오슬로 그랜드호텔 발코니에서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지지자들은 “자유” “감사합니다”를 외쳤고 마차도를 “대통령”이라 부르기도 했다. AFP연합뉴스
노벨 평화상 수상 위해 두 달간 준비
변장 후 군 검문소 10곳 이상 통과
선박으로 이동 땐 미 전투기‘호위’
악천후로 도착 늦어 시상식은 불참
올해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가 미군의 엄호를 받으며 극비리에 베네수엘라를 탈출해 노르웨이에 입국했다. 그간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권의 체포 위협을 피해 은신했던 그는 11개월 만에 공식 석상에 섰다.
AP통신은 11일(현지시간) 이날 새벽 마차도가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의 그랜드호텔 발코니에서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고 보도했다. 청바지와 점퍼를 입은 마차도는 호텔 밖에서 지지자들과 악수하고 베네수엘라 국가를 불렀다.
마차도는 악천후로 오슬로 도착이 늦어져 전날 열린 노벨 평화상 시상식에는 불참했다. 그의 딸 아나 코리나 소사 마차도가 대리 수상했다. 마차도는 이날 오전 오슬로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나는 베네수엘라 국민을 대표해 노벨 평화상을 받으러왔고 적절한 순간에 이 상을 베네수엘라로 가져갈 것”이라면서도 “언제, 어떤 방식으로 돌아갈지는 말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하루빨리 독재를 끝내고 자유로운 베네수엘라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마차도는 마두로 정권의 권위주의적 통치에 맞서 싸우며 지난해 7월 베네수엘라 대선에 도전하려 했으나 피선거권을 박탈당했다. 그는 지난 1월 마두로 대통령의 3선 취임 반대 시위에 참여한 이후 체포 위협을 받고 모처에서 은신해왔다. 베네수엘라 당국은 2014년 마차도에게 출국 금지 명령을 내렸다.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가 탄 비행기가 10일(현지시간) 노르웨이 오슬로 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마차도는 오슬로에서 열리는 시상식에 참석하기 위해 두 달 동안 준비한 작전을 토대로 극비리에 출국을 시도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지난 8일 그는 가발을 쓰고 변장을 한 채 11개월간 숨어 지냈던 베네수엘라 카라카스 외곽 지역에서 어촌으로 이동했다. 마차도는 이 과정에서 10개 이상의 군 검문소를 통과했으나 신분을 들키지 않았다.
자정 무렵 그는 어촌 항구에 나무배를 타고 카리브해 섬나라인 네덜란드령 퀴라소로 이동했다. 마차도 측은 최근 미국이 카리브해에서 베네수엘라 선박 폭격 작전을 벌여온 점을 고려해 자신들이 승선한 사실을 미군에 알렸다. 한 관계자는 “우리는 마차도가 특정 지역을 지나도록 조율해 미군이 배를 폭파하지 못하도록 했다”고 WSJ에 말했다. 비행 추적 데이터에 따르면 마차도가 탄 배가 퀴라소로 항해할 때 미 해군 전투기 F-18 2대가 근접해 40분간 선회비행을 하며 엄호했다.
마차도의 배는 강한 바람과 파도를 헤치고 9일 오후 3시쯤 퀴라소에 도착했다. 미 행정부가 보낸 민간업자가 그를 맞이했다. 다음날 마차도는 미 마이애미에서 지인이 보낸 전용기를 타고 미 메인주를 경유해 오슬로로 향했다. 이 전용기에 타기 전 그는 자신이 탈출할 수 있도록 “많은 사람이 목숨을 걸었다”며 사의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