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일보 편집권 남용·갑질 사유
‘한·미 정상 첫 통화’ 지면 삭제 지시
기자 시절 후배 폭행 징계 받기도
채일 전 국방홍보원장. 국방홍보원 홈페이지 갈무리
채일 전 국방홍보원장(사진)이 11일 편집권 남용 등을 이유로 해임됐다.
국방부는 국무총리실 중앙징계위원회가 전날 채일 전 원장의 징계 의결 결과를 통보함에 따라 채 전 원장을 해임 처분했다고 이날 밝혔다.
앞서 국방부는 지난 8월 감사 결과 채 전 원장이 국가공무원법상 성실 및 품위 유지 의무를 위반했다고 보고 중앙징계위원회에 중징계를 의뢰했다. 채 전 원장의 직위도 해제했다.
중앙징계위가 해임을 의결한 것은 채 전 원장의 편집권 남용, 직원 대상 부당한 인사 조치 및 갑질 의혹 등을 대체로 인정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채 전 원장은 지난 7월 한·미 정상 간 첫 통화에 관한 국방일보 1면 기사를 ‘한국 대통령실에서만 발표했을 뿐, 미국 쪽 공식 발표가 없다’는 이유 등으로 지면에서 삭제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국방일보는 또 지난 7월 안규백 국방부 장관의 취임사를 1면에 보도하면서 12·3 불법계엄 관련 언급을 모두 누락하기도 했다.
반면 지난 3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구속이 취소됐을 때는 간부들의 반대 의견에도 비중 있게 배치할 것을 지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채 전 원장이 12·3 불법계엄 이후 국방홍보원 간부들에게 사무실 내 경향신문, 한겨레의 구독을 끊고 극우 성향 매체 스카이데일리를 구독하라고 지시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직원들에게 ‘국방홍보원 내 종북좌파 세력이 많다’는 취지의 발언도 자주 했다고 한다.
자신의 지시를 따르지 않은 직원들에게 보복성 인사 발령을 했다는 의혹도 있다. 그는 직원과의 메신저 대화에서 자신에게 불리한 내용을 삭제하도록 압박하는 등 증거인멸을 시도하고, 내부 회의에서 직원들이 이재명 대통령을 비판하는 성명을 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증언도 있다.
채 전 원장은 KBS 기자 출신으로 2022년 대선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캠프에서 공보특보를 지내다 2023년 5월 3년 임기의 국방홍보원장에 임명됐다. KBS 재직 당시 후배 기자를 폭행해 보직에서 물러나기도 했다.